[파워리더 인터뷰]“부경대를 ‘1등 대학’ 넘어 ‘위대한 대학’으로 만들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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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부경대 총장

김영섭 부경대 총장은 “청년이 도전을 두려워하지않도록 기성세대가 더 많은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경대 제공
김영섭 부경대 총장은 “청년이 도전을 두려워하지않도록 기성세대가 더 많은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경대 제공
지난달 초 대입 수험생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전국 19개 국공립 대학이 대학 입학금을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김영섭 부경대 총장(61·공간정보시스템공학과)은 지역중심국공립대총장협의회 회장으로서 이번 합의를 주도했다. 김 총장은 “입학금 폐지는 작은 도움일 뿐, 우리 사회는 지금보다 청년들에게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며 “청년들이 좌절하거나 포기하도록 방치하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청년들이 실패에 대한 걱정 없이 더 과감하고 즐겁게 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청년’과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 사회는 빠른 경제성장을 위해 대학이 특정 산업 분야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해 왔다”며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재상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육 틀도 그런 흐름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며 “이제는 대학 스스로 방향성을 결정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학 특성화’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대학마다 비슷한 특성화 사업을 펼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현재의 방식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는 “전국 200여 개 대학이 똑같은 도로를 똑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다. 대학이 자율적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장치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차별성 있는 변화를 하겠다는 김 총장의 의지는 드래곤밸리 조성 사업에 잘 나타난다. 김 총장은 3년 전 부산시의 연구개발특구 조성 사업에 손을 들고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33만 m² 규모의 용당 캠퍼스를 통째로 기업에 내주겠다고 결정한 것. 혁신 기술을 개발 중인 스타트업 기업, 자본은 부족하지만 아이디어가 좋은 창업 희망자, 인류의 행복을 위해 공동 연구개발 중인 교수와 학생 등에게 저렴한 비용에 공간을 내주고 경영, 행정, 회계, 법률 등의 지원 서비스를 적극 제공하고 있다. 현재 250여 개 기업의 직원 700여 명이 이 캠퍼스에 상주하고 있다. 내년에는 강의 시설을 모두 대연캠퍼스로 이전하고 입주 기업 수를 500개로 늘릴 예정이다. 김 총장은 “세계적인 기업이 탄생하도록 미국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2012년 8월 부경대 5대 총장에 처음 임명된 뒤 지난해 9월 재선에 성공했다. 1978년 부경대 어업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일본 도쿄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부경대 교수로 재직하며 교무처장과 함께 대한원격탐사학회장, 한국LBS학회장, 열린대학교육협의회장, 한국해양산업협회 공동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올해 지역중심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으로 당선됐다.

그는 부경대를 ‘일등 대학’을 넘어 ‘위대한 대학’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부경대의 인재가 밝혀낸 진리가 인류의 발전과 행복에 기여하는 당당한 대학이 되길 원한다는 것. 그는 “뛰어난 문제해결형 인재, 상대방 국가의 문화와 시장에 능통한 글로벌형 인재, 창의적 지식 기반을 갖춘 융합형 인재를 키워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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