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무시해서” 사장 살해하고 야산에 암매장한 40대 전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0일 15시 19분


코멘트
대구 수성경찰서는 20일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건설회사 사장을 살해한 혐의로 이 회사의 전무 조모 씨(44)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8일 오후 9시 반경 자신의 승용차에서 사장 김모 씨(48)를 목 졸라 살해했다. 당일 김 씨는 거래처 사장 2명과 경북 경산에서 골프 모임과 반주를 곁들인 식사를 했다. 조 씨는 김 씨가 식당에 들어가기 전에 수면제를 넣은 숙취 해소제를 먹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 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식당에서 잠든 김 씨를 승용차 뒷좌석에 태워 회사까지 이동한 뒤 목을 졸랐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18일 조 씨가 사건 당일 자기 행적에 거짓 진술을 하고 승용차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파기한 점 등을 들어 긴급 체포했다. 하지만 조 씨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범행을 부인했다. 19일에는 유치장에서 이빨로 손목을 물어뜯는 등 자해 소동을 빚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해 이후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시신을 묻은 장소 등과 범행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조 씨는 5, 6년 전부터 김 씨와 함께 일했지만 자신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고 무시당한데 앙심을 품어왔다. 올해 회사 사정이 좋아졌는데 처우를 개선해 주지 않아 살해를 결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 씨는 김 씨의 시신을 트렁크에 싣고 사건 다음날 새벽 경북 청송군 현서면과 군위군 고로면 경계인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20일 오전 김 씨의 시신을 찾아냈다. 도로에서 30m가량 떨어진 계곡에 묻혀 있었다. 조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21일 대구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구=장영훈기자 j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