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선거구 ‘무소속 바람’ 돌풍될까 미풍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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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 현장]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에서 불고 있는 ‘무소속 바람’이 돌풍이 될지 미풍에 그칠지 초미의 관심사다.

경남에서는 유일하게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역 국회의원 조해진 후보(52)의 성적표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후보는 3선에 도전한다. 이 지역은 종전 밀양-창녕 선거구였으나 이번에 함안 의령이 합쳐졌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대구 동을의 유승민 의원(58)은 5일 조 후보를 지원하며 ‘동병상련’의 정을 나눴다. 그는 “조 의원은 20년 동안 새누리당을 지킨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정의로운 유권자들이 조 후보를 여의도로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조 후보와 경합하는 새누리당 엄용수 후보(51)의 당적 변경 전력을 비판한 것이다. 엄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열린우리당 당적으로 밀양시장을 지냈고 2010년에는 한나라당 공천으로 재선했다. 엄 후보 고교 1년 선배인 조 후보가 당시에도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다.

4일에는 밀양 창녕지역 지방의원들이 엄 후보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전날 엄 후보가 ‘무소속 조 후보 지지를 선언한 새누리당 밀양시 도의원들이 정작 당에는 탈당계를 제출하지 않았다. 위장 탈당일 가능성이 크다’는 자료를 낸 데 대한 반박이었다.

기자회견에는 밀양에서 이병희 예상원 경남도의원과 박필호 의원 등 밀양시의원 8명이 동참했다. 창녕에서는 김부영 경남도의원과 손태환 이상주 창녕군의원이 함께했다. 함안군에선 이만호 경남도의원이 가세했다. 이들은 “공천만 받으면 자신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줄을 설 것으로 생각하는 함량 미달의 국회의원 후보를 보면서 우리는 개탄한다”며 엄 후보를 겨냥했다. 또 “우리는 이미 공개적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조 후보를 돕고 있다”며 “우리는 조 후보가 당선되면 함께 새누리당에 복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엄 후보는 전통 지지세력 결집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소신과 뚝심의 밀양 토박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오직 국민만 보고, 제대로 일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며 무소속 바람 차단에 나섰다. 천막과 컨테이너 캠프를 꾸린 그는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후보와 ‘의리 논쟁’을 벌이고 있다.

엄, 조 후보가 양보 없는 격전을 벌이는 가운데 국민의당 우일식 후보(44)와 무소속의 김충근(65) 이구녕 후보(60)도 차별화된 공약을 내걸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농촌의 새누리당 정서와 조직력을 감안하면 엄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과 “지방의원들의 적잖은 영향력에다 현역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조 후보가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무소속 바람#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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