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5km… 남대문로, 최악 ‘거북이 도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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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015년 차량 통행 빅데이터 분석

지난해 서울 시내 도로에서 평균 통행속도가 가장 느린 곳은 남대문로였다. 거리행진이 진행 중인 남대문로에 버스와 승용차가 서행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지난해 서울 시내 도로에서 평균 통행속도가 가장 느린 곳은 남대문로였다. 거리행진이 진행 중인 남대문로에 버스와 승용차가 서행하고 있다. 동아일보DB
2015년 한 해 동안 서울에서 가장 정체가 심했던 도로는 중구 남대문에서 한국은행 앞 사거리를 거쳐 종로구 광교 사거리까지 이어진 남대문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연장 1329m의 이 길은 2년 연속 최악의 ‘거북이 도로’로 꼽혔다.

서울시는 318억 건의 차량 통행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2015년 차량통행속도 보고서’를 31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남대문로의 평균 통행속도는 시속 15.1km. 서울 시내 전체 도로의 평균 속도(시속 25.2km)는 물론이고 사대문으로 둘러싸인 구(舊)도심 평균속도(시속 17.4km)와도 차이가 컸다.

남대문로가 거북이 도로로 전락한 이유는 집회와 행진의 단골 코스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남대문시장과 명동 쇼핑거리, 대형 백화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대형버스의 유입이 크게 늘어난 탓도 크다. 관광버스의 불법 주정차가 왕복 8차로 도로의 주행속도를 떨어뜨린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역 등에 설치할 도심 관광버스 전용 주차장이 문을 열면 정체 요인이 조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대로의 진출입로 역할을 하는 서초구 나루터로(시속 15.4km)와 노상 주차가 많고 퇴계로의 우회로로 활용되는 중구 마른내로(시속 15.9km), 강남구 압구정로(시속 16.1km) 등도 상습 정체 지역으로 꼽혔다.

한강을 가로지르는 대교(大橋)의 평균 속도는 시속 51.0km. 하지만 다리마다 큰 차이가 났다. 통행이 가장 원활한 다리는 강서구 방화동과 경기 고양시 강매동을 잇는 방화대교로 평균 속도가 시속 99.2km에 달했다. 제한속도인 시속 60km를 훨씬 상회하는 고속도로 수준으로 오히려 사고를 걱정할 정도였다. 평균 속도가 가장 느린 곳은 노량진에서 용산으로 이어지는 한강대교로 방화대교의 3분의 1 수준인 35.5km에 불과했다.

25개 자치구 중에서는 강북구의 평균 통행속도가 시속 20.7km로 가장 느렸다. 서울시가 조사를 시작한 2014년(2013년 통계)부터 3년 내리 ‘꼴찌’다. 다른 자치구에 비해 통행속도가 비교적 빠른 도시고속도로나 주요 간선도로의 비중이 작기 때문으로 보인다. 교통 흐름이 가장 좋은 곳은 양천구(시속 29.3km)였다.

이번 통행속도 분석은 7만2000여 대의 택시 카드단말기에 장착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운행기록을 10초 단위로 저장하고 2분 30초마다 수집해 만들어진 빅데이터가 기반이 됐다. 이 교통정보는 서울 교통정보센터(TOPIS) 홈페이지와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5분 단위로 실시간 제공된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남대문로#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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