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담기 힘든 유사 성(性)행위 용어가 대학생 오리엔테이션(OT)에 버젓이 등장했다. 최근 건국대학교 생명환경과학대 OT에 참가한 신입생이 ‘성추행 논란’ 소지가 있는 게임 및 벌칙이 강요됐다는 사실을 폭로한 것. 논란이 일자 해당 학교 학생회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는 29일 ‘한수진 SBS 전망대’와 인터뷰에서 “그 사건 자체가 일반 사람들이 들어도 깜짝 놀랄 정도의 수위다. 유사 성행위를 묘사하거나 게임 법칙 또는 벌칙 같은 경우 성추행에 준한다”면서 “이러한 사건들이 한 학교에서만 발생한 게 아니라 여러 학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성추행 소지가 있는 게임에 대해 “벌칙으로 러브샷을 한다든지, 처음 만난 남자 학우와 여자 학우가 같이 술을 마시고 게임 룰에 따라서 무릎에 앉아서 껴안으면서 술을 마시는 것”을 지적했다.
그는 “OT가 선배들과 만나는 첫인상이고 특히 집단의 분위기라서 순응이 조금 더 쉽지, 거부라는 건 참 어렵다”면서 “글을 올린 학생의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 차원의 조치 및 보호가 굉장히 중대한 상황”이라고 학교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이 학교의 형식적인 성교육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신입생 OT 기획단이 기획한 내용 중 ‘사전 성희롱·성폭행 예방교육’이 있었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 내용과 무관하게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났던 사실상의 활동에서는 성추행과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만한 사건들이 아주 방대하게 일어났다”고 꼬집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대학의 OT 문화 개선이 시급하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한편에선 이를 위한 크고 작은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 교수는 “요새는 OT 뿐 아니라 여러 측면에서 어떻게 하면 건강한 문화를 만들까 하는 움직임이 많이 있다. 이를테면 ‘3무(無) 운동’이라고 그래서 무사고, 무알콜, 무박. 이렇게 세 가지 취지를 실행하려고 하는 학교들이 꽤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대 같은 경우 OT 대부분이 당일치기로 운영됐다. 또 고대도 성희롱이나 성추행 방지하기 위한 대처 가이드 배포하고, 연대도 마찬가지”라며 “홍대는 성인권위원회를 통해 OT에서 발생한 사건·사고를 신고 받겠다는 입장”이라고 사례를 전했다.
한편, 26일 건국대학교 대나무숲 익명 게시판에는 “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16학번 새내기”라며 한 신입생이 OT에서 일어난 일을 전하며 불쾌감을 토로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25금(禁) 몸으로 말해요’ 게임에서 펠라티오 등 성행위 용어가 등장했다. 또 남학생 무릎 위에 여학생을 앉히고 러브샷을 하거나, 서로 껴안고 술을 마시게 하는 등의 벌칙도 있었다.
논란이 일자 건대 생명환경과학대 학생회는 사과문을 통해 “이번 신입생 OT에서 불거진 일말의 사태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대학 총학생회 주관하 진행된 성교육을 이수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레크레이션에 있어 관련 요소가 포함된 점과 재학생 관리 소홀에 대한 문제점 모두 관리책임자인 OT 기획단의 불찰”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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