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수 부풀려 16억 챙긴 서울백병원…건보 공단, 전액 환수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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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8월 8일 14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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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뉴스 캡처
사진=SBS 뉴스 캡처
간호사 수 부풀려 16억 챙긴 서울백병원…건보 공단, 전액 환수 조치

간호사 수를 부풀려 신고하는 방법으로 건강보험 재정에서 16억 원 상당의 보조금을 챙겨오다 적발된 서울 백병원에 대해 건강보험 당국이 전액 환수조치에 나섰다.

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서울 백병원을 상대로 16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금을 환수하는 조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은 이달이나 다음 달 서울 백병원이 청구한 건강보험 진료비에서 16억 원 상당을 깎는 상계방식으로 환수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6일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매분기 간호 인력을 허위로 신고해 간호관리료를 더 많이 받아온 서울 백병원 병원장 최모 씨(63)와 간호부장 이모 씨(56·여), 원무부장 황모 씨(48) 등 전·현직 직원 6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0년 1일부터 지난 3월까지 5년여간 병동 간호 인력을 실제 근무하는 수보다 10% 정도 부풀려 신고하는 수법으로 매달 2000만원 정도씩 건강보험재정금 16억 원 상당을 추가 지급 받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간호등급제를 편법으로 이용했다. 병동에 간호인력이 많이 배정돼 있는 것처럼 속여 높은 등급을 받으면 간호관리료를 더 받을 수 있는 점을 노린 것.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진료 담당 간호사를 입원 병동에서 고정적으로 일하는 간호사로 이름을 올리는 식으로 등급을 조작했다. 200여명의 병동 간호사 수를 230여명으로 허위 신고해 3등급이 2등급으로 올라가도록 해 분기당 6000~7000만 원 상당을 더 받았다.

간호등급제는 1999년 도입됐다. 병원이 자진 신고한 병상 수 대비 병동 간호사 수가 많을수록 1~7등급으로 나눠 간호관리료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한 제도다. 병원이 입원 환자를 돌보는 간호인력을 충분히 확보해 간호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는 취지다.

서울백병원은 2011년 122억원, 2012년 138억원, 2013년 299억원, 2014년 110억원 등의 적자를 냈다. 그러자 간호관리료가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자료만을 근거로 지급된다는 점을 노려, 적자탈출용으로 간호등급제를 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의료노조는 “국민이 꼬박꼬박 낸 건강보험료를 부당하게 취득해 적자를 해결하려 한 것은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이번 ‘서울 백병원 사태’를 계기로 간호등급제가 실제 간호인력 충원과 질 높은 간호서비스 제공을 위한 제도로 활용되도록 보건복지부는 실효성 있는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백병원. 사진=SBS 뉴스 캡처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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