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동혁 “그동안 감사, 내가 살기엔 혹독” 글에 경찰 출동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6일 11시 26분


피아니스트 임동혁 씨. 뉴시스
피아니스트 임동혁 씨. 뉴시스
피아니스트 임동혁 씨가 16일 소셜미디어 계정에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렸다”며 “그동안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고 감사했다”는 글을 올려 경찰이 출동했다. 구조된 임 씨는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전 임 씨가 우려된다는 내용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임 씨를 구조했다.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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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씨는 이날 오전 개인 인스타그램에 “평생 연주자로 살아오면서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동안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고 감사했다”는 내용의 자필 편지를 올려 걱정을 샀다.

임 씨는 지장과 함께 이날 오전 5시 35분 작성했다고 적은 편지에서 “2015년부터 약도 하루도 빠짐없이 항우울제를 먹었다”며 “항우울제 자체는 평생 먹어도 상관이 없지만 지병으로 지속적으로 아프게 했다”고 썼다.

임 씨는 “사실 많은 연주자가 정신적으로 나약해지기 쉬운 원인은 수천 명에게 박수 갈채를 받다가 호텔방으로 들어오면 혼자고 거기서 나오는 괴리감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며 “특히나 저는 선천적으로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더 견디기 힘들었는 지도 모른다”고 했다.

임 씨는 “많은 연주자가 무언가에 의존하면서 버티는 것도 사실”이라며 “저는 술에 의지했다”고 했다. 이어 “끊었다 다시 마시기를 반복했다”며 “그 끝엔 또 공허함이 기다린다는 것을 알면서도 ‘음주가무’도 좋아했다”고 했다.

임 씨는 전 부인과 벌인 법적 공방 등에 대해서도 썼다. 그러면서 “심신은 무너졌으며 너무 외롭고 고독하다”며 “나도 분명히 천사는 아니었으나 이 세상은 내가 살기에 너무 혹독했다”고 했다.

임 씨는 “결국은 다 제 불찰이고 잘못”이라며 “하지만 믿어달라. 저는 다소 천박할지 모르나 내 음악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모두에게 행복과 행운이 깃들기를 바란다. 그동안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고 감사했다”며 “I love you so much!(저는 여러분을 정말 사랑한다)”고 글을 맺었다.

임 씨는 어린 시절부터 각종 콩쿠르 수상으로 이름을 알렸다. 2001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3위, 200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한국인 최초 입상(공동 3위), 2007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4위 등 유명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 109 또는 자살 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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