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사건 봐주기 조사 의혹, 국토부 자체감사 착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8일 17시 43분


코멘트
일명 ‘땅콩 회항’ 사건을 조사한 국토교통부가 대한항공에 대해 ‘봐주기’ 조사를 했다는 논란이 잇따르자 자체감사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19일 “특별 자체감사를 통해 조사과정 전반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보려 한다”면서 “언론 등에서 문제 제기하고 있는 대한항공 봐주기 조사가 사실인지, 박창진 사무장 조사과정에서 절차적 공정성이 훼손돼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는데 영향을 주었는지, 조사 관련 제도상 미비점이 있는지 등을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서승환 국토부 장관의 지시로 이뤄지는 것이다. 서 장관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봐주기 조사 논란과 관련 “대한항공 출신 조사관 2명이 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없다고 100% 확신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국토부 조사를 둘러싼 불공정 의혹이 계속 불거지자 조사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태도를 바꿨다.

감사를 맡은 신은철 국토부 감사관은 “이번 사건은 같은 항공사 안에서도 회사측, 승무원, 기장 등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상황인데 기존 관행대로 관계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서 조사한 게 문제”라며 “조사단의 조사과정에서 불공정 시비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 뭐가 있는지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땅콩 회항 조사를 맡은 대한항공 출신 조사관 2명을 포함해 조사관 6명에 대해 우선 감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들이 박 사무장과 승무원에게 출석을 요청한 과정, 거짓진술 회유의혹을 받는 임원을 배석시킨 채 사무장을 조사한 배경, 조사 뒤 사무장과 승무원이 작성해야 할 사실관계 확인서를 대한항공 측에 요청한 이유 등을 물을 방침이다. 다만 이미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대한항공 임원이나 사무장 등에 대해서는 참고인 조사를 하지 않는다.

검사 출신인 신 감사관은 “검찰의 경우 사건 당사자들의 소환부터 조사까지 응대 방식이 이미 갖춰져 있는 반면 국토부는 이번과 같은 사건이 전례가 없다 보니 훈련이 안 된 부분이 있었다”며 “필요할 경우 매뉴얼을 만들고 교육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