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오천피-천스닥’ 시대의 투자법

  • 동아일보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지난달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나란히 5,000포인트와 1,000포인트를 돌파했다. 글로벌 지정학적 변수와 미국의 관세 문제가 다시 불거졌음에도 지난달 한국 증시가 역대급 강세를 보인 것은 고무적이다. 현재 한국 주식 시장의 랠리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업들의 이익 증가, 제조 기업들의 피지컬 인공지능(AI) 전환에 따른 가치 재평가, 시중 유동성의 증시 유입 때문이다.

코스피 5,000 달성의 1등 공신은 반도체다. AI 추론 시대가 개화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범용 반도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추정치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올해 시장에서 예상하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27조 원, SK하이닉스는 103조 원 수준이다. 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영업이익 대비 약 2배, 5배 증가한 수치다.

그런데 반도체 가격이 지금보다 더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반도체 전문 기관 트렌드포스는 1분기(1∼3월)에 D램은 55∼60%, 낸드플래시는 33∼38%의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 코스피 상승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 상향에 근거한 것이기에 정당성이 높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공개한 이후 피지컬 AI가 한국 증시의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주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관세 인상 소식에도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로 인해 올해 자동차 부문의 이익 증가는 제한적이지만,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을 자율주행·로보틱스 등 피지컬 AI 기업으로 재평가하고 있다. 현대차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테슬라보다 높지만,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테슬라 대비 5% 수준에 불과하다.

주식 시장 강세로 추가적인 시중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언제든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고객 예탁금은 사상 최초로 100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54조 원 수준에서 두 배 가까이로 증가한 수치다.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지난해 말 100조 원을 돌파했다. 부동산 시장은 규제가 계속되는 데 비해 주식 시장에 우호적인 정책들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역대급 상승을 보였기에 2월 시장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고 갈 수도 있다. 글로벌 지정학적 변수와 관세 문제는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단지 주가가 많이 오른다는 이유만으로 급등한 개별 종목에 무리한 투자를 하면 가격 조정 구간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의 실적 증가와 주식 시장 재평가에 따른 한국 증시의 우상향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현금과 주식의 적절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증시 외 변수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경우 평소 관심 종목의 투자 비중을 높여가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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