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자정까지 문 엽니다, 대관료는 없습니다

  • 동아일보

미술관 드문 유성구에 문연 갤러리카페 ‘메르헨’

갤러리에 내걸 작품을 배치하고 있는 양순호(왼쪽), 오완석(가운데), 양세히 작가.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갤러리에 내걸 작품을 배치하고 있는 양순호(왼쪽), 오완석(가운데), 양세히 작가.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전 중구 대흥동에는 미술문화의 중심인 갤러리가 많다. 반면 서구 및 유성구 등은 여전히 갤러리 불모지다.

그런 가운데 유성구 도안신도시의 갤러리 카페 ‘메르헨(신비로운 동화라는 뜻)’이 주목받고 있다. 이곳을 자주 찾는 주민 박동석 씨(34)는 “메르헨이 이 지역 미술 문화의 최전선”이라고 말했다. 메르헨은 지역 화단(畵壇)에서 자매 화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양순호(53), 세히 작가(48)가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언니는 꽃 그림으로, 동생은 풍경 연작 ‘그곳에 가면’ 그림으로 알려져 있다. 언니 그림은 화려하면서 따뜻한 느낌이, 동생은 세련되고 차가운 분위기가 특징이어서 함께 전시회를 열면 조화를 이룬다는 게 주변 화가들의 얘기다.

150m² 공간의 메르헨 갤러리 카페는 찻집 손님이 관람객이 되고, 관람객이 찻집 손님이 된다. 이곳에서 전시하는 작가들이 직접 작품 설명에 나서기도 한다.

메르헨은 대관료 없이 초대전과 기획전을 2주에 한 번꼴로 열고 있다. 지금까지 정장직, 가국현, 허강, 박수용, 정철, 박홍순, 강구철, 서재흥, 김동창 등 지역 중견 작가들이 참여했다. 내달 25일 원로작가인 유근영 화백 전시 등 내년 말까지 전시 일정이 마감됐다.

양순호 작가는 “전문갤러리는 직장 퇴근시간에 문을 닫지만 여긴 카페 영업시간인 밤 12시까지 연다. 누구나 밤에도 작품을 볼 수 있다. 차 마시러 왔다 관람까지 할 수 있어 갤러리 문턱이 그만큼 낮아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메르헨은 3월부터 매월 한 차례 음악 공연도 시작했다. 4월에는 두 자매 작가의 동생인 비올리스트 양혜순 씨가 음악회를 열었다. 30일 오후 8시에는 ‘첼리스트 이나영과 함께 크로스오버를’ 공연이 예정돼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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