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교대역 인근서도 도로 함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3일 03시 00분


1m 넘는 구멍에 승합차 바퀴 빠져… 서초구 “수도관 누수로 지반 약화”
상하수도관 노후로 인한 싱크홀… 2년간 70건 발생해 5명 다쳐

강남 한복판 동공… “운전하기 겁나네” 서울시 관계자들이 22일 서울 서초구 교대역에서 서초역 방향 100m 거리에 드러난 가로 1.5m, 세로 1.8m, 깊이 
1.2m짜리 동공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날 이곳을 지나던 승합차의 왼쪽 앞바퀴가 빠져 한동안 교통 혼잡을 빚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강남 한복판 동공… “운전하기 겁나네” 서울시 관계자들이 22일 서울 서초구 교대역에서 서초역 방향 100m 거리에 드러난 가로 1.5m, 세로 1.8m, 깊이 1.2m짜리 동공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날 이곳을 지나던 승합차의 왼쪽 앞바퀴가 빠져 한동안 교통 혼잡을 빚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최근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 일대에서 싱크홀과 동공(洞空·텅 빈 굴)이 잇따라 발견된 가운데 22일에는 서울 서초구에서 도로 한복판이 함몰돼 달리던 승합차의 앞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20분경 교대역에서 서초역으로 향하는 서울 서초대로 1차로에서 도로가 함몰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함몰 지점은 교대역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이다. 경찰 조사 결과 함몰로 발생한 구멍은 가로 1.5m, 세로 1.8m, 깊이 1.2m 크기였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사고 지점을 지나던 승합차의 왼쪽 앞바퀴가 구멍에 빠져 한동안 교통이 정체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함몰 부분을 조사한 결과 최근 실시된 상수도 공사 도중 장비가 기존 하수도관을 건드려 하수가 새 나오면서 지반이 약해져 동공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불안감을 드러냈다. 근처 건물에서 근무한다는 최재덕 씨(66)는 “도로에 푹 꺼진 구멍을 보니 아찔하다. 내가 서 있는 인도까지 안전하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최선 씨(28·여)는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데 도로 한복판이 꺼진 걸 보니 앞으로 무서워서 버스도 못 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싱크홀 현상이 전국적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과 이자스민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달까지 상하수도 관련 싱크홀이 총 70건(상수도 17건, 하수도 53건) 발생해 5명이 다치고 차량 6대가 파손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싱크홀은 대부분 상하수도관이 노후화해 누수가 일어나고 지반이 유실되면서 발생했다. 대부분 가로, 세로, 깊이 1m 이하로 작았지만 일부 싱크홀은 깊이만 4m 가까이 되는 등 규모가 큰 것도 있었다.

환경부 조사 결과 2012년 말 기준 총연장 30만2470km인 전국 상하수도관 가운데 29.6%(8만9534km)는 내구연한인 20년이 지난 것이어서 교체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는 전체 하수관의 70∼80%, 상수관의 30% 이상이 20년이 지난 것으로 나타나 누수 및 지반 침하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 의원은 “일단 30년 이상 된 상하수도관부터 시급히 보수,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유성열 기자
#석촌 지하도#서초구#싱크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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