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파 “김기춘 갈 데까지 가보자” 현수막…왜 저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6일 13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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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파 "김기춘 갈 데까지 가보자" 현수막…왜 저러나?
금수원 유병언-김기춘 실장 악연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16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에 있는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본산' 금수원에는 대형 현수막이 나부꼈다.

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라고 적힌 이 현수막은 구원파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오랜 악연을 보여준다. 구원파 신도들은 "김기춘, 갈 데까지 가보자", "검찰은 각성하라, 죽음도 불사한다", "10만 성도는 순교도 불사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구원파 어머니회는 전날 성명서에서 "죄가 없다면 당당하게 수사에 응하라고 모두가 입을 모으지만 우리가 아무리 결백하고 당당해도 그것이 결코 공정하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1991년의 경험으로 배웠기에 더는 똑같이 당하고 싶지 않다"며 "그 결말이 1991년처럼 공정한 법 집행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감히 예상한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 현 대통령 비서실장이기에 더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오대양 사건은 1987년 8월 29일 경기도 용인시 남사면에 있는 회사 오대양의 공예품 공장 식당에서 오대양 직원 등 32명이 손이 묶이거나 목에 끈이 감긴 채 시체로 발견된 사건이다.

사건 직후에는 집단 사망의 원인이나 자세한 경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채 수사가 마무리됐지만, 1991년 7월 전면 재수사에 들어갔다.

당시 법무부 장관은 김 실장이었다. 재수사에서 검경 수사팀은 집단 자살 사건이 발생하기 전 오대양 직원들이 3명을 살해한 뒤 암매장한 사실을 밝혀냈다. 유 전 회장은 당시에도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검찰수사를 받았으나, 검찰은 오대양 사건과 연관성을 찾지는 못했다. 검찰은 대신 신도들의 돈을 가로챈 혐의(상습사기)로 유 전 회장을 구속기소했고, 유 전 회장은 징역 4년형이 확정돼 복역했다.

현재 구원파 신도들은 1991년 김 실장이 구원파와 오대양 사건이 관계없다는 것을 잘 알 것임에도, 정치적 이유 때문에 종교적 탄입을 했다며,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당초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 유 전 회장을 소환할 방침이었으나, 유 전 회장은 이에 불응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측에서 연락이 없어 좀 더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계속해서 소환에 불응할 시 체포영장 발부와 강제구인도 검토할 방침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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