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 학회장 살신성인…후배 구하러 들어갔다가 참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8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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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리조트 붕괴 사고, 부산외대 OT 참사'

부산외대 미얀마어과 학회장 양성호씨(25)가 경북 경주 마우나리조트 강당 붕괴사고 당시 탈출했다가 후배를 구하기 위해 다시 들어갔다가 숨진 것으로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8일 부산외대 학생들과 유가족에 따르면, 미안마어과 학회장 양 씨가 17일 행사 시작과 함께 체육관 천장이 무너지자 주변에 있는 신입생에게 "뛰어"라는 말과 함께 대피했다가 다시 사고 현장으로 돌아갔다.

사고 현장을 벗어난 양 씨는 몇몇 후배가 보이지 않자 다시 사고 강당으로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양 씨는 추가 붕괴 사고로 무너진 철 구조물에 깔려 미쳐 빠져 나오지 못하고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해병대 출신인 양씨는 부산외대에 복학한 뒤 미얀마어과 학생회장을 맡아 이날 신입생을 인솔해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다. 양씨는 평소 의협심이 강해 약자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는 게 주변 지인의 전언이다.

양씨는 하계순(52) 부산 용당여성의용소방대장의 장남이기도 하다. 하씨는 2000년 남부 여성의용소방대원으로 입대해 14년간 남부소방서 관내의 각종 재난현장을 지킨 공을 인정받아 지난 연말에는 소방방재청장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양 씨의 시신은 이날 오후 부산침례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안치됐다.

누리꾼들은 부산외대 양성호 씨의 사연을 접하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내 후배라서 감싸는 게 아니고 우리 성호는 인간적으로 멋진 후배였습니다. 악플 달지 마세요"(park***), "저 사람을 위한 천국이 있었으면 좋겠다"(yuri***), "성호야 하늘나라에서도 하얀 치아 보일 정도로 웃으면서 지내. 이생에서 정말 좋은 인연이었다. 항상 떳떳하고 성실한 착한친구 마지막 가는 길 애도해 주세요"(4648***), "이 기사를 보니 작년 해병대 캠프에서 친구를 구하려다 숨진 학생 사연이 떠오른다. 학생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하늘은 용감한 젊은이를 꼭 데려가는지 원망스럽다"(wisu***), "해병대정신은 끝이없다 한번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다 살아서도 해병 죽어서도 해병이다 삼가고인의 명복을빕니다. 필승"(assa***) 등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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