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경남지사 선거 12년새 5번째… “곁눈질 않는 후보 뽑겠다”

  • 동아일보

강정훈 기자
강정훈 기자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나설 후보자는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까. 지역 여론은 ‘도민 정서와 현안을 잘 이해하고, 정치적인 곁눈질을 하지 않으며, 약속을 천금같이 여기는 사람’ 정도로 요약되는 분위기다. 여기엔 역대 선거 결과와 민선 도지사를 지낸 김혁규 김태호 김두관 등 이른바 ‘3김’의 대권 행보를 통해 축적된 경험칙이 작용하고 있다.

도지사 후보군은 20여 명이다. 유권자로서는 선택 폭이 넓어 좋은 일이다. 물론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치권 인사로는 새누리당 김학송 권경석 김정권 전 의원이 거명된다. 통합진보당엔 권영길 전 의원이, 민주통합당엔 이근식 전 의원 등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낙천 낙선했거나 2선으로 물러난 정객들이다. 이 중 일부는 행정부와 국회를 넘나든 ‘혼합형’이다.

기초단체장으로는 권민호 거제시장, 박완수 창원시장, 이학렬 고성군수, 조유행 하동군수(이상 새누리당), 정현태 남해군수(민주당)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김두관 전 지사처럼 중도 사임에 따른 역풍을 걱정하며 기회를 살피고 있다.

중앙 정계에서는 안상수,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에 이어 최근엔 이혜훈 최고위원도 입길에 오르내린다. 고향이나 모교가 경남일 뿐이어서 ‘낙하산’이라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경남도 행정부지사 출신인 공창석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장, 조윤명 특임차관을 비롯해 이기우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하영제 전 농림수산식품부 차관 등은 상대적으로 제약이 적은 편이다. 본인은 부인하지만 임채호 도지사 권한대행 등 의외의 인물도 배제하기 어렵다.

경남도정은 2003년 김혁규 지사의 중도 사임 이후 소용돌이가 이어졌다. 시민단체 관계자 B 씨는 “이번 보선은 대선 구도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격동의 10년’을 정리할 수 있는 업무 능력과 신뢰성 등이 선택 기준이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경남도민들은 2000년대 들어서만 도지사 선거를 다섯 번째(정규 3회, 보선 2회) 치르게 됐다.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자존심도 상해 있다. 여야는 이런 정서를 헤아려 신중하게 경남도지사 후보를 골라야 한다. 대선 승리에만 정신이 팔려 정략 공천을 했다간 대소사 모두를 망칠 수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경남도지사#보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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