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firm&Biz]세종·화우·바른 대표변호사 3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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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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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법인 세종 김두식 대표변호사
수익률·전문성 높여 해외로펌과 경쟁한다

김두식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제공
김두식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제공
“법률시장 개방을 단순히 ‘해외로펌의 국내시장 침범’이라는 국수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봐선 안 됩니다. 오히려 이를 우리 법률서비스의 내용과 의식을 국제적 수준으로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20일 서울 중구 회현동 법무법인 세종의 7층 회의실에서 만난 김두식 대표변호사는 법률시장 개방과 관련한 대응전략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법률서비스에는 국적이 따로 없다”며 “국내 기업은 국내 로펌에 사건을 맡길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벗어나 개방된 시장에서 해외로펌과 경쟁하며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주요 업무 분야에서 1위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최고의 인재를 영입해 육성하며 △각자의 전문성을 살리되 협력을 중시하는 세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이제 변호사 수를 불려 로펌의 덩치를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로펌 순위를 매기던 시대는 끝났다”며 “수익률과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법률시장 개방의 외풍(外風)에 흔들리지 않도록 영속성을 함께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세종은 이미 국내 최고 수준인 증권·금융, 인수합병(M&A), 공정거래, 부동산거래, 노동, 국제통상 분야의 강점을 확고히 하는 동시에 국제중재, 조세, 지식재산권 분야를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형사 송무 분야에서도 최근 이슈가 되는 여러 사건의 변론을 맡고 있다.

법조계에선 ‘가족적 파트너십’이 세종의 또 다른 강점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일부 대형 로펌이 판검사 출신 전관 영입에 공을 들이는 반면 세종은 초임 변호사를 교육시켜 실력을 높인 뒤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파트너로 키운다는 것. 이 과정에서 ‘팀플레이’를 중시하는 조직문화도 세종을 이끄는 힘이 되고 있다. 김 대표는 “1980년대가 국내 로펌의 태동기였다면 지금은 전환기”라며 “안정적인 세대교체를 이루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현재 로펌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세종은 지난해 12월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열고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올 3월에는 경찰청 맞은편에 있던 낡은 건물에서 남산과 명동이 한눈에 들어오는 ‘호텔급’ 건물로 이사했다.

김 대표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는 직원들을 위해 즐겁고 쾌적한 근무환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1등 로펌이 되기 위한 재도약을 이곳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 법무법인 화우 윤호일 대표변호사
실력위주 인재 선발이 빠른 성장의 비결


윤호일 대표변호사. 김경제기자 kjk5873@donga.com
윤호일 대표변호사. 김경제기자 kjk5873@donga.com
“최근까지 미국과 유럽이 주도해서 세계의 경쟁법(공정거래법) 질서를 만들어 왔는데 이제는 경제적 정치적으로 영향력과 중요성이 커진 아시아 국가들이 세계 경쟁법 질서의 수립과 발전에 미국 유럽과 비슷한 정도의 책임감을 갖고 기여를 해야 합니다.”

법무법인 화우의 윤호일 대표 변호사는 21일 세계적인 명성의 경쟁법 전문가답게 경쟁법 질서를 둘러싼 전 세계적인 역학 구도의 변화와 대응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2005년 창설된 한국경쟁포럼 초대 회장을 맡았다. 또 한국경쟁포럼을 한국 중국 일본의 연합체로 확대시킨 아시아경쟁연합(ACA)의 초대 회장까지 지냈다.

윤 대표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30개 대기업 집단의 절반 이상이 해체되고 최고경영자 등이 민형사상 책임을 지는 것을 보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경쟁문화와 준법 수준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왔다”고 ACA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올해 아시아경쟁연합 총회는 10월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데 중국 경쟁당국 관계자들이 △카르텔 △기업연합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경쟁법 위반 관련 소송 등 4개 분야에 대해 기조연설을 한다”고 소개했다.

이런 윤 대표의 관심과 노력은 화우의 성과로도 나타났다. 화우의 공정거래팀은 최근 역대 공정거래위원회 최대 과징금(1940억 원) 사건으로 유명한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제조사들의 LCD패널 가격·공급량 담합사건에서 대만 중화픽처튜브사를 대리해 제소된 회사들 가운데 최저과징금(30억 원)을 받는 성과를 올렸다. 유수의 다국적 기업들과도 오랜 자문 관계를 맺고 있다.

윤 대표는 법률시장 개방에 대해 “장기적으로 국내 로펌과 해외 로펌이 경쟁과 협력을 통해 서로 법률 서비스의 질을 높이게 될 것”이라며 “시장 개방을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화우는 인재 영입과 교육·훈련을 통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특히 공정거래 지식재산권 금유 조세 기업소송 분야 강화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 법무법인 바른 김재호, 정인진 대표변호사
공정거래·조세 등 전문분야 확고히 할 것

김재호, 정인진 대표변호사. 최혁중기자 sajinman@donga.com
김재호, 정인진 대표변호사. 최혁중기자 sajinman@donga.com
“법무법인 바른은 송무(訟務)에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이제는 탁월한 역량을 가진 파트너 변호사들 사이에 협업 체계를 강화해 기업 인수합병(M&A)과 자문 부문에서도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바른빌딩에서 만난 법무법인 바른 김재호 대표변호사(50·사법시험 26회)와 정인진 대표변호사(59·사법시험 17회)는 바른의 장점과 전략을 이와 같이 말했다. 법무법인 바른은 최근 눈에 띄게 급성장한 로펌으로 송무 영역에서 이미 국내 정상 자리에 올랐다고 평가받는다.

김 대표는 ‘최근 급성장이 현 정권의 특혜 때문’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그동안 이익을 본 것도 없이 ‘MB로펌’이라는 사실과 다른 비난을 들은 게 사실”이라며 “오해할 소지가 있었다면 낮은 자세와 실력으로 이를 불식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왜곡된 시선과 달리 실제 우리의 사건 수임은 정치적으로 전혀 편향돼 있지 않다”며 “향후 어느 정부가 들어서든 소속 변호사들의 정치 활동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용 과정에 집안이나 학벌이 작용한다는 의혹으로 ‘현대판 음서제도’라고도 불리는 로펌의 로스쿨 출신 변호사 채용에서도 바른은 ‘공개경쟁 시험제도’를 채택했다.

정 대표는 “어느 유명 집안 자제라거나 유명 대학 로스쿨 출신이라며 채용해 달라는 부탁이 들어오더라도 적어도 ‘바른’에서는 청탁이 통하지 않는다”며 “바른을 지망하는 사람들은 객관적인 실력만 갖추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밝혔다. 바른은 지난해 공개 시험 절차를 거쳐 경북과 전남권 로스쿨 졸업생을 포함해 15명을 채용했다. 내년 2월 졸업예정인 로스쿨 2기생들을 채용하는 올해는 경쟁률이 30 대 1을 넘어섰다.

실력과 함께 고객만족도가 높은 것도 바른의 경쟁력이다. 정 대표는 “유명한 대형 사건이든 비교적 작은 사건이든 인간이 느끼는 고통의 크기는 다르지 않다”며 “변호사의 뱃속만 불리는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고 클라이언트를 진심으로 배려하고 행동하는 게 법무법인 바른이 추구하는 가치”라고 밝혔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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