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온라인 설문 10가구 중 4가구 “태극기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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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자들 “무료로 걸어준다고 해도 귀찮아해”

“봉사자들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태극기를 주면서 걸어달라고 부탁해도 귀찮다는 반응이 대다수입니다. 태극기 게양이 꼭 필요하다는 인식을 확산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해마다 약 2500개의 가정용 태극기 보급 운동을 하고 있는 배영만 서울시새마을회 운동지원부장(56)은 태극기 게양에 대한 인식 교육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경일에도 태극기를 내거는 집이 점차 줄고 있다”며 “인식 전환을 위한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혼 가구 10가구 가운데 4가구는 가정에 태극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정보 브랜드 듀오가 현충일을 즈음해 1일부터 4일까지 기혼 가정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미혼 남녀 177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태극기가 없는 가정은 전체의 38.4%였다. 결혼을 앞둔 미혼 남녀도 38.8%가 ‘결혼할 때 태극기를 장만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태극기가 없거나 장만할 계획이 없다고 답한 이들은 주로 ‘태극기 장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42.6%) ‘필요성을 못 느껴서’(35.3%)라고 이유를 밝혔다. ‘지금껏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라는 답변도 16.1%나 됐다. 지난달 결혼한 김모 씨(29)는 “태극기를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굳이 마련할 필요성도 못 느껴 결혼하면서 태극기를 사지 않았다. 국경일에도 태극기를 걸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태극기 판매도 저조한 형편이다. 한 대형마트의 점포별 월평균 태극기 판매량은 1.04개에 그쳤다. 3·1절이나 광복절을 앞두고도 점포당 평균 8.33개만 팔렸다.

온라인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태극기를 팔고 있는 김재휘 사장(33)은 “올해 국경일을 앞두고 주문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주문량은 늘지 않았다”며 “현충일을 앞두고도 가정용 태극기 주문 건수가 아직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현충일#태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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