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학업 접었는데 희망의 빛 선사 해밀학교 언니-오빠 고마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전남, 중학교 중퇴생 고입 검정고시 감격의 합격

3년 전 중학교 2학년을 중퇴한 A 양(18)은 한때 학업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런 A 양에게 희망의 빛이 돼 준 곳은 바로 ‘해밀교실’. A 양은 5월부터 해밀교실에서 하루에 4시간씩 1주일에 두 번 수업을 받았다. 수학 과학 과목에 자신이 없었던 A 양은 시험을 2개월 앞두고는 대학생 언니오빠들에게 특별 교습까지 받았다. 이런 노력 끝에 A 양은 최근 치러진 고입 검정고시에 합격할 수 있었다.

A 양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학업을 그만둘까 했는데 해밀교실을 다니면서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다”며 “열심히 공부해 내년 4월 고졸 검정고시도 꼭 합격하겠다”고 말했다.

‘비 온 후 맑게 갠 하늘’을 뜻하는 ‘해밀교실’은 어려운 가정형편이나 따돌림 등으로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들에게 진로상담을 해주고 공부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여성가족부가 한국청소년상담원을 통해 전국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전남에서는 전남청소년종합지원센터 등 4곳에서 모두 42명이 공부하고 있다. 이들 중 20명이 3일 치러진 고입·고졸 검정고시에 응시해 19명이 합격했다. 보호관찰 중인 청소년 5명도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전남청소년종합지원센터 통합지원팀 박이연 씨는 “본인들의 높은 학습의욕과 자원봉사자들의 열성이 거둔 성과”라고 말했다.

해밀학교 교사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다. 목포대와 동신대에 다니는 대학생 11명이 이들을 찾아가 과목별로 수업을 한다. 함께 영화를 보고 소풍도 다니면서 학생들의 멘토가 돼주고 있다.

해밀학교의 목표는 학생들을 학교로 돌려보내는 것. 그래서 정식 개원 이후 처음으로 다음 달 학업 복귀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현숙 전남도 여성가족과장은 “해밀학교는 학교 울타리를 벗어난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고 다시 학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대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