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물폭탄]빗물 밀려와 서해 염분 뚝… 양식장 어패류 폐사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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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분 정상치 절반수준 하락

최근 수도권을 덮친 ‘물폭탄’으로 서해안 양식장에 비상이 걸렸다. 민물이 대량으로 바다에 유입돼 심각한 ‘저염분’ 현상이 발생한 것. 바닷물 저염분 현상은 양식 어패류에 치명적인 위험요소로 집단폐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기도수산사무소는 29일 오후 화성시 서신면 도리도 해역 3개 지점에서 바닷물 염분 함유량을 측정한 결과 16∼26‰(퍼밀·1퍼밀은 0.00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해안의 평상시 염분이 27∼30‰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 염분량이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여름과 비교해서도 최소 5‰ 이상 낮아진 수치다. 경기도수산사무소는 “화성 등 서해안 일대 바닷물 염분이 이렇게 떨어진 경우는 최근 수년간 없었다”며 “양식장 등에 피해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이어진 장마 기간에 측정한 염분은 18∼26‰이었다. 당시 저염분 현상으로 화성시의 한 종묘배양장에서 기르던 어린 꽃게(길이 0.5cm 안팎) 1억4000만 마리가 폐사했다. 전남 여수시 남면 안도마을에서도 저염분 때문에 50만 마리가 넘는 전복이 폐사했다.

이번 폭우로 인한 저염분 현상은 장마 때보다 심각한 수준. 이에 따라 경기도수산사무소는 관내 어류종묘배양장 가두리양식장 새우양식장 등지에 ‘저염분 주의보’를 내렸다.

화성시 서신면에서 꽃게 배양장을 운영하는 홍승규 씨(55)는 “어느 정도 자란 어패류는 괜찮지만 새끼들은 저염분에 매우 취약해 걱정이 크다”며 “당분간 심해(深海) 바닷물을 이용하는 등 피해 예방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 인천지역에는 양식장 및 배양장이 50여 곳 있다. 총 260ha(약 78만6500평) 규모로 어류와 전복 꽃게 등 약 7440만 마리를 양식하고 있다.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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