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대전 동구 삼성동 우송대 솔브릿지국제경영대에서 열린 국제경영캠프 발표회.캠프에 참가한 대전지역 고교생들이 3개월 동안의 연구결과를 영어로 발표하고 있다. 우송대 제공
“관심 있는 분야를 미리 연구하고 학습해 보니 정말 적성과 소질에 맞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9일 오전 대전 동구 삼성동 우송대 솔브릿지국제경영대에서 열린 ‘국제경영캠프’ 연구결과 발표회에서 ‘다문화 환경의 기업경영’으로 대상을 받은 보문고 2학년 김은수 군은 이렇게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고교에 진로진학상담교사 배치를 주문하는 등 진로교육 강화를 강조하는 가운데 지난 3개월 동안 솔브릿지국제경영대에서 열린 국제경영캠프는 이 문제에 대한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공계 대학의 고교생 과학 및 실험 캠프는 있지만 일반대학의 고교생 인문사회 캠프는 드물다.
솔브릿지국제경영대는 고교생들에게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기로 하고 대전진학교사협의회의 도움을 받아 4월 1일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대전지역 17개 고교에서 국제경영과 다문화경영 등에 관심이 있는 1, 2학년 학생 48명을 선발해 6개 팀으로 나눈 뒤 팀별로 연구주제를 선정하고 스스로 연구 과정을 짜 진행하게 했다. 솔브릿지국제경영대 소속 외국인 교수 4명이 지도하고 외국인 대학원생과 내국인 교수들이 도왔다. 이 대학은 ‘차세대 아시아 아이디어 리더 양성’을 목표로 2007년 개교한 100% 영어수업의 국제대학이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은 격주 토요일에 대학을 방문해 그동안의 연구 내용을 토의하고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주중에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연구 진행을 교수와 상의했다.
연구 주제는 ‘다문화 환경의 기업경영’, ‘K-Pop의 마케팅 성공 요인’, ‘월마트는 왜 한국에서 철수했는가’ 등 일반인의 관심을 끌 만한 내용이 많았다. 학생들은 이번 연구가 학교 밖 활동으로 생활기록부 비교과 활동 실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기말고사에 매달려야 했던 6월 초를 제외하고는 열정적으로 연구에 몰입했다. 김 군 팀은 직접 영문설문지를 작성해 7개국 11명의 기업인과 전문직 종사자들을 인터뷰했다.
연구를 지도한 이 대학 돈 데이비스 다문화커뮤니케이션 담당 교수는 “한국 고교생들이 얼마나 바쁜지 이번에 확실히 알았다. 그런데도 폭넓게 자료를 찾고 장시간 면접을 하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대성고 진학담당 김동춘 교사는 “그동안 대학이 고교생들을 초청해 벌이는 대학탐방이나 진로상담은 사실상 일방적인 대학 홍보라는 지적이 많았다”며 “국제경영캠프가 앞으로 고교와 대학의 연계 프로그램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잘 제시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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