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發 방사능 공포]정부 ‘식탁안전’ 대책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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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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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입식품 모두 검사… 오염 발견땐 반송 - 잠정 수입중단”

일본산 수입식품에서 적은 양이지만 방사성 물질이 나오면서 우리 식탁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9일부터 일본에서 들여오는 농산물과 모든 가공식품을 대상으로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농산물은 986품목으로 식약청은 이 중 244품목에 대해 방사선량을 검사했다. 나머지 742품목은 검사 결과가 나오는 즉시 식약청 홈페이지(www.kfda.go.kr)에 올리기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검역기관도 25일부터 일본산 수산물과 축산물에 대해 정밀검사를 하고 있다. 감독기관들은 “현재까지 검사에서는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기준치 이상의 오염물질이 발견되면 바로 폐기 또는 반송하고 잠정 수입중단 대상에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산 농산물 중에서 방사성 물질 오염 가능성이 가장 큰 품목으로 시금치처럼 잎이 큰 채소류를 꼽는다. 원자력발전소 인근에 위치해 방사성 물질의 영향을 직접 받은 일본 후쿠시마,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 현 등 4개 지역에서 생산되는 시금치 등은 이미 수입이 금지된 상태다.

손문기 식약청 식품안전국장은 “문제의 4개 현과 가깝지만 수입금지지역이 아닌 지역의 수입품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 지역에서는 현재 농산물이 생산되지 않고 있지만 원전 사고가 수습되면 이곳 농산물이 한국에 수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농산물에서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면 안 먹는 게 상책.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농산물은 물로 씻어도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 없다.

일본 당국의 사고 수습이 늦어지면 원전으로부터 100km 이내에서 생산된 농산물도 수입이 금지될 가능성이 크다. 원자력발전소에서 흘러나온 방사성 물질이 땅과 바다를 오염시킨 뒤 재배된 것일 수 있어서이다. 이 경우 토양→농산물→(가공식품)→사람의 경로로 방사성 물질이 몸속에 들어올 수 있고 먹이사슬을 통한 확산도 가능하다.

가공식품도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면 피해야 한다. 손 국장은 “가공식품의 경우 방사성 낙진(落塵)이 포장지에 묻는 경우보다는 원료 자체가 방사성 물질을 포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식품 중에는 향신료, 조미료 등 첨가물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

농식품부는 일본 원전 사고 지역 수산물은 물론 일본과 가까운 국내 연근해 어류의 방사성 물질 오염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동북해역에서 국내 바다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오징어 고등어 참다랑어가 집중 관찰 대상이다.

농식품부는 “이들 어종은 현재 방사능 영향이 적은 일본 규슈 남부 해역에 있지만 5, 6월에는 후쿠시마 해역으로 북상해 9, 11월경 일부라도 동해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검역 당국은 방사능 검사 대상을 늘려가는 중이다. 현재는 후쿠시마 원전 인근 지역 수산물이 도착할 때마다, 그 밖의 지역 수산물은 품목별로 주 1회 검사하지만 앞으로 먹장어 명태 고등어 꽁치 등 태평양 주요 4개 어종에 대해 주 1회 정밀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식약청은 이미 일본에서 생산됐거나 일본을 거쳐 들여오는 모든 농산물을 검사하고 있다.

일본산 농산물 수산물 축산물에 대한 검역이 일시적인 감독 강화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방사성 물질은 먹이사슬을 통해 축적이 가능한 만큼 수년 후에도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 장홍석 서울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같은 지역 바다에서 잡은 수산물이라도 러시아가 잡으면 러시아산, 일본이 잡으면 일본산이 되므로 일본산 수산물만 검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모든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가 필요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창경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은 “방사능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에 긴급 예산 증액을 신청했다”며 “방사능 측정을 강화하기 위해 무인 감시기 2대와 크세논(제논) 탐지 장비를 추가 설치하고 방사선 피폭 치료약도 추가로 갖추겠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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