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보수공사해 시민 통행할 수 있게” vs “공원 조성해서라도 통행 막겠다”

  • 동아일보

남동구는 관광수입 증가 기대… 시흥시는 주차난-쓰레기 걱정…
작년 보존 對철거 이어 또 대립

인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와 경기 시흥시 월곶신도시를 이어주는 소래철교. 지난해
철거와 보존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한 양 지자체가 최근 일반인 통행을 놓고 또다시 대
립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와 경기 시흥시 월곶신도시를 이어주는 소래철교. 지난해 철거와 보존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한 양 지자체가 최근 일반인 통행을 놓고 또다시 대 립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경기 시흥시 월곶신도시 주민들의 민원이 해결된다면 소공원을 조성해서라도 주민에게 편의를 제공하겠다.”(경기 시흥시)

“남동구가 1996년부터 예산을 들여 소래철교를 관리해 온 만큼 토지를 매입할 수 있도록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우선권을 줄 것이다.”(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존치와 철거를 놓고 갈등을 빚어 온 인천 남동구와 경기 시흥시가 이번에는 일반인 통행 여부를 놓고 또다시 대립하고 있다.

○ 다시 갈등 빚는 양 지자체

시흥시는 최근 소래철교 시흥 방면 진입 터 1454m²를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매입하기로 했다. 이 터에 소공원을 조성한 뒤 관할 구역에 있는 소래철교 쪽 일반인 통행을 봉쇄하겠다는 것. 시는 소래철교를 시민들이 통행하지 않는 원형 그대로 존치할 생각이다. 남동구가 소래철교 보수·보강 공사를 마친 뒤 시민들이 통행하도록 할 경우 소공원을 조성해서라도 소래철교의 일반인 통행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남동구는 4월까지 보수·보강 공사를 끝낸 뒤 9억5000만 원을 들여 한국철도시설공단 소유의 소래철교 시흥시 월곶신도시와 남동구 논현동 쪽 토지를 매입해 소유권을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시흥시의 이 같은 방침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시흥시가 민원인들의 성화에 못 이겨 무리한 행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래철교는 길이가 126.5m로 소유권은 국토해양부가 갖고 있으며 철교의 58m는 남동구, 68.5m는 시흥시 구간이다. 양 지자체가 소래철교를 놓고 갈등하는 것은 남동구 시각에선 지역경제에 톡톡히 효자 노릇을 하지만 시흥시는 월곶동에 차를 세우고 소래철교를 건너 소래어시장으로 가는 관광객들 때문에 심각한 주차난과 쓰레기 무단투기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 공단, ‘제발 합의점을 찾아라’

소래철교 시작과 끝 부분의 토지를 소유한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두 지자체가 더는 갈등하지 않고 대화로 합의점을 찾아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송성태 한국철도시설공단 재산운영2팀장은 “이제는 갈등을 겪을 시간이 없는 만큼 부구청장과 부시장 등 책임자가 나서 합의점을 도출할 때가 됐다”며 “갈등 기간이 더 길어지면 수인선 개통에도 영향을 끼쳐 양쪽 모두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지자체의 갈등은 지난해 2월 소래철교 관리 주체인 철도시설공단 측이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용역 결과를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시흥시 측은 통행객 안전 등을 이유로 들며 철거를 주장한 반면에 남동구 측은 역사성이 있는 소래철교를 보존해 관광문화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결국 국토부가 지난해 8월 23일 소래철교 존치를 결정해 1차 갈등은 일단락됐다. 현재 소래철교 일반인 통행을 위해 보수·보강 공사를 진행 중이다. 소래철교는 소래포구를 찾는 수도권 시민들이 한 번쯤 둘러보는 명소로 1994년 수인선 협궤열차의 운행이 중단된 뒤 개방돼 인기를 끌어왔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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