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같은 날 같은 대학서 학위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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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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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공학-아들은 이학박사… 딸은 교육학석사
공청식 씨-두자녀 경상대 학위

25일 학위수여식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아버지 공청식 씨(가운데)와 아들 재훈
씨(왼쪽), 딸 수빈 씨. 아버지 공 씨는 1970년대와 1990년대 폐와 위 수술을 받
아 체중이 적게 나가는 편이다. 사진 제공 경상대
25일 학위수여식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아버지 공청식 씨(가운데)와 아들 재훈 씨(왼쪽), 딸 수빈 씨. 아버지 공 씨는 1970년대와 1990년대 폐와 위 수술을 받 아 체중이 적게 나가는 편이다. 사진 제공 경상대
‘아버지는 공학박사, 아들은 이학박사, 딸은 교육학석사.’ 같은 날, 같은 대학에서 가족 3명이 석·박사학위를 받는다.

주인공은 25일 국립 경상대 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 ‘굴통조림의 상업적 살균조건 설정 및 죽염 굴 보일드 통조림의 품질특성’이라는 논문으로 공학박사 학위를 받는 공청식 씨(59)와 두 자녀. 아들인 재훈 씨(31)는 ‘유리 속력 곡선을 사용한 에르미트 보간의 방법론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이학박사학위를, 딸 수빈 씨(29)는 ‘통영지역 문화를 활용한 미술 교육 지도방안’이라는 논문으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는다. 아버지 공 씨가 경상대 대학원 해양식품공학과에서 김정균 교수의 지도로 작성한 박사논문은 55∼70분 걸리는 수산물 통조림 살균시간을 25∼40분으로 단축한다는 내용. 에너지 효율 증대로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탄소 정책에도 부응하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1974년 통영수산고등전문학교 수산가공학과를 졸업한 공 씨는 굴 수출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하다 2000년 굴통조림 생산업체인 ‘청식품’을 설립한 뒤 곧바로 이 대학에 편입해 학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2004년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이번에 박사학위를 땄다.

굴통조림업계에서 잘나가던 공 씨는 굴 관련 논문을 10편 썼고 특허도 6개나 갖고 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사업 부진으로 큰 고통을 겪기도 했다.

재훈 씨는 대학 3학년 때 전국대학생수학경시대회에서 특별상을 수상할 정도로 실력파이다. 경상대 과학체험 및 영재교육 조교를 거쳐 지금은 이 대학 수학과 시간강사다. 꿈은 대학교수.

수빈 씨는 2006년 경상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전공에 입학해 이번에 학위를 받는다. 학위 취득과 함께 통영에서 학원을 열 예정이다.

공 씨는 “힘들다고 중간에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항상 도전하면서 사물을 긍정적으로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가격경쟁력이 높은 통조림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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