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공학박사, 아들은 이학박사, 딸은 교육학석사.’ 같은 날, 같은 대학에서 가족 3명이 석·박사학위를 받는다.
주인공은 25일 국립 경상대 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 ‘굴통조림의 상업적 살균조건 설정 및 죽염 굴 보일드 통조림의 품질특성’이라는 논문으로 공학박사 학위를 받는 공청식 씨(59)와 두 자녀. 아들인 재훈 씨(31)는 ‘유리 속력 곡선을 사용한 에르미트 보간의 방법론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이학박사학위를, 딸 수빈 씨(29)는 ‘통영지역 문화를 활용한 미술 교육 지도방안’이라는 논문으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는다. 아버지 공 씨가 경상대 대학원 해양식품공학과에서 김정균 교수의 지도로 작성한 박사논문은 55∼70분 걸리는 수산물 통조림 살균시간을 25∼40분으로 단축한다는 내용. 에너지 효율 증대로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탄소 정책에도 부응하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1974년 통영수산고등전문학교 수산가공학과를 졸업한 공 씨는 굴 수출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하다 2000년 굴통조림 생산업체인 ‘청식품’을 설립한 뒤 곧바로 이 대학에 편입해 학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2004년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이번에 박사학위를 땄다.
굴통조림업계에서 잘나가던 공 씨는 굴 관련 논문을 10편 썼고 특허도 6개나 갖고 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사업 부진으로 큰 고통을 겪기도 했다.
재훈 씨는 대학 3학년 때 전국대학생수학경시대회에서 특별상을 수상할 정도로 실력파이다. 경상대 과학체험 및 영재교육 조교를 거쳐 지금은 이 대학 수학과 시간강사다. 꿈은 대학교수.
수빈 씨는 2006년 경상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전공에 입학해 이번에 학위를 받는다. 학위 취득과 함께 통영에서 학원을 열 예정이다.
공 씨는 “힘들다고 중간에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항상 도전하면서 사물을 긍정적으로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가격경쟁력이 높은 통조림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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