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대낮 강남 아파트단지에 경찰 30명 출동,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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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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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렉슬 맞은편에 삼성래미안 주차장 진입로 공사
“출퇴근 차량 전쟁터 될 것” 렉슬 주민 시위로 마찰

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아파트 후문에서 입주민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입주민들은 도로 앞에 재건축 중인 아파트가 도로를 내는 것에 항의해 벽돌로 담을 쌓아 놓았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아파트 후문에서 입주민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입주민들은 도로 앞에 재건축 중인 아파트가 도로를 내는 것에 항의해 벽돌로 담을 쌓아 놓았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5일 오후 3시 서울 수서경찰서 직원 30명이 서울 강남구 도곡동 렉슬아파트 후문 출입로 앞으로 출동했다. 주민 간 충돌이 우려된다는 첩보를 입수했기 때문. 도곡렉슬 후문 출입로는 28일 입주를 앞둔 삼성래미안 재건축 단지(옛 진달래 2차)로 들어가는 길이기도 하다. 3.3m²(1평)당 3000만 원을 호가하는 강남지역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8일 찾은 도곡렉슬 후문 앞에선 오전 이른 시간에도 주민 50여 명이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이들 머리 위로는 ‘대문 앞 교차로가 웬 말이냐! 진달래 차량 진입로 공사 결사반대!’라는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현재 도곡렉슬 후문으로 들어가는 출입로는 50m 길이의 3차로로 도곡렉슬 주민들이 2006년 준공 당시 기부한 시유지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주민 이모 씨는 “가뜩이나 출입로를 이용하는 차량이 많은데 진달래 2차 조합이 지하주차장 출입구까지 만들어 앞으로 매일 아침 출퇴근 차량들 간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구청과 경찰 등에 지하주차장 진출입구 인허가를 받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출입로를 둘러싼 갈등은 ‘인도(人道) 싸움’으로도 번졌다. 도곡렉슬 주민들은 “조합이 공사를 한다며 가림막으로 가린 뒤 몰래 우리가 쓰던 인도와 담장을 없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담장이 있던 땅은 본래 진달래 2차 조합의 사유지”라며 “인도 역시 공사 중 도곡렉슬 주민 편의를 위해 설치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도곡렉슬 주민들은 5일부터 진달래 측이 허문 담장을 다시 세우는 공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진달래 조합은 담장 바로 옆으로 ‘이곳은 개인 사유지로 무단점거, 물리적 행동, 시위 등의 사항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알림판을 세웠다. 6일에는 수서경찰서에 도곡렉슬 입주자 대표인 김모 씨를 공사 방해 및 불법 건축물 설치 등으로 고발했다.

강남구는 지난달 10일 민원조정위원회를 열어 중재안을 내놨지만 두 아파트 모두 거부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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