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백지영/G20 정상들에게 죽부인을 안기자

동아일보 입력 2010-09-11 03:00수정 2010-10-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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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오사카 나라 교토로 문화여행을 다녀왔다. 묵은 곳은 간사이 공항에서 가까운 작은 호텔이었다. 들어서면서 ‘아, 내가 일본에 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입구에 세운 고양이 인형이 우리를 맞았다. 방안에는 침대 대신 짚 냄새가 물씬 풍기는 두툼한 다다미가 깔려 있었다. 위에는 일본전통 실내복인 유카타가 보였다. 창문은 일본 전통문양으로 새겨졌다. 탁자 위에는 도자기 찻잔과 녹차를 준비해 놓았고 실내등에 일본 전통 갓을 씌워놓아 은은한 불빛이 흘러나왔다. 일본인이 생활하는 방을 그대로 꾸며 놓은 셈이다.

아침식사 때는 모든 음식을 도자기에 담아 내놓는다. 물 마시는 컵조차도 도자기 컵이다. 젓가락은 나무젓가락이고 된장국은 동그란 나무통에 담아 내놓는다. 일본인이 매일 먹는 아침 식사 그대로이다. 주거문화와 음식문화뿐만 아니라 의류문화에서도 일본 전통정신이 잘 스며 있다. 교토와 나라에서 많은 젊은 여성이 기모노 차림으로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호텔은 대부분 서양식 침대 방으로 꾸몄다. 그래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전통문화를 접해보지 못한 채 돌아간다. 서울의 북촌마을에는 한옥이 있다. 그곳을 방문한 외국인은 온돌방에서 잠을 자고 전통음식을 먹으며 우리의 문화를 경험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호텔방을 전통문화가 깃든 공간으로 꾸며 보자. 청사초롱으로 불을 밝히고 벽에는 죽부인을 세워놓고 바닥에는 색색의 화문석 방석을 깔아 놓는다. 옷장에는 새하얀 모시옷을 걸어 놓고 문갑 위에는 문방사우와 고려청자를 놓는다. 실내화도 색동고무신으로 한다. 또 음식은 전통 사발과 접시에 담고 수저도 수(壽)와 복(福) 글자를 새긴 은수저를 내놓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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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상이 모이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보여줄 기회가 왔다.

정부와 민간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특히 청소년이 전통문화를 사랑하고 알리는 운동을 벌여야 한다. 한국문화를 세계적 보편성을 가진 문화로 만드는 일이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의 사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백지영 가톨릭대 음악과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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