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이승하/정신장애인은 오히려 상처받은 사람들

동아일보 입력 2010-09-18 03:00수정 2010-09-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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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하 학생, 일하러 왔는교? 공부하느라 마이 바쁘죠, 밥은 꼭 묵고 댕기라카이!” 지난해부터 정신지체 장애인과 학교 도서관 3층에 있는 카페에서 함께 일하게 됐다. 친구들은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느냐”며 놀렸다. 내가 활동하는 ‘향기내는 사람들’은 저소득계층, 정신장애인, 새터민 등 사회적 약자를 돕는 사회적 기업이다. 나는 장애인이 사회로 나가기 전에 경험을 쌓기 위한 임시 취업장인 카페에서 그들을 도와 커피를 만들고, 전공을 살려 카페 내부 디자인을 담당한다.

사람이 살면서 우울증을 겪을 확률은 감기를 앓는 일만큼이나 높다. 정도가 미약해 미처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을 뿐이다.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이 우리 삶과 동떨어진 일이 아닌데도 주변에는 정신장애가 정신지체와 어떻게 다른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정신지체는 정신연령이 낮은 병이다. 정신장애는 우울증이나 조울증으로 환청, 환시, 정신분열을 앓는 병이다. 보통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가치관의 변화가 심할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적당히 털고 잊어버리지만 정신장애는 상처를 받았는데 아물지 못해서 병이 된 것이다.

함께 일하면서 지켜본 결과, 정신장애란 순수하고 때 묻지 않아서 걸리는 병 같다. 한 장애인은 과일주스 주문이 들어오자 손님용 컵에 담긴 주스에 빨대를 꽂아 맛을 보고 그대로 손님에게 건넸다. 손님도, 곁에 있던 나도 깜짝 놀라 “빨대를 꽂아 먹은 걸 손님께 드리면 안 된다”고 지적하자 그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괜찮아요. 사람이 말할 때에도 서로 침이 튀잖아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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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오히려 내게 “공부하느라 힘들지 않냐” “잠은 좀 자고, 밥은 좀 먹고 다니냐”며 걱정하고 음료수 한 잔이라도 사주려 하신다. 처음엔 편견과 부담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정신장애가 얼마나 예쁜 병인지 만나는 사람마다 알려주려 애쓴다. 너무 순수하고 예쁜 우리 정신장애인 분들이 오래오래 몸도 마음도 건강했으면 좋겠다.

이승하 한동대 4학년 산업정보디자인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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