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유희열/140자 댓글보다 몸으로 부딪치는 젊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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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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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와 미투데이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인기를 끌고 있다. 기업은 때를 놓치지 않고 SNS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으며 정치인과 유명인은 이미지 제고에 활용한다. 대학생은 유명 인사와 쉽게 접촉할 수 있다거나 글자 수가 제한되는 공간에 자신의 압축된 생각을 쉽게 전할 수 있어서 SNS의 매력에 빠진 것 같다.

나는 관심이 없었다. 미니홈피나 블로그도 한참 유행을 타다 의미 없는 일촌과 얼굴도 모르는 이웃만 남기고 사그라지지 않던가. 나는 원래 아날로그적인 것을 좋아한다. 미니홈피에 방명록을 남기기보다 직접 만나서 안부를 묻는 방식이 더 좋다. 블로그를 꾸미는 시간과 자기 계발 중 선택을 하라면 망설임 없이 후자를 고르겠다. 온라인상에서 나라는 존재를 홍보하고 꾸미기보다는 현실 속에서의 실질적인 발전을 바라기 때문이다.

그러던 내가 친구의 권유로 트위터를 시작했다. 평소 내가 존경하던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님과 교육에 대해서 트위터로 토론했다는 이야기를 친한 친구에게 들었기 때문이다. 친구는 자신이 속한 소모임의 운영진으로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리뷰를 쓰는 활동도 하고 있었다. ‘이래서 트위터를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한 번 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들었다.

막상 가입을 하고 시작하려니 너무 어려웠다. 이공계 학생으로서 첨단문명 기기에 대한 적응력이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리트윗과 리플라이의 차이가 뭘까 혼자 고민하는 내 모습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팔로어 수를 늘리기 위해 내가 투자할 시간도 너무 아까웠다. 140자라는 글자 수 제한은 내 의견에 대한 충분한 근거를 적기엔 너무도 부족했다.

모르는 사람이라도 좋으니 자신의 일상에 귀 기울여주길 바란다면 자신의 진짜 매력을 키우는 편이 좋다. 내 눈을 바라봐주며 나의 진실된 내면의 모습을 알아봐주는 친구가 생길 것이다. 관심 있는 연예인과 접촉하고 싶다면 콘서트나 팬 미팅을 이용해 보자. 트위터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유명인과 쉽고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강렬하고 패기 넘치는 메일을 보내보라. 젊은이의 진심어린 연락은 무시하기 쉽지 않다. 일반적인 예상과는 다르게, 길지는 않더라도 140자 이상씩은 답장을 해준다.

전 생애를 통틀어 20대는 육체적으로 가장 건강한 나이이다. 아직 감수성과 체력이 남아있을 때 오감을 자극해 앞으로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트위터를 하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남이 다 하니까? 그건 21세기치고 너무 촌스러운 답변이다.

유희열 연세대 수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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