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20억 지원 중단… 보령 머드축제, 늪에 빠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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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대상 3년 시한 끝나 ‘세계 3대축제’ 좌절 위기

국내 3대 축제로 자리 잡은 충남 보령 머드(Mud)축제에 비상이 걸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부터 문화관광 축제 지원 기간을 등급에 따라 ‘대표축제’ 3년, ‘최우수축제’와 ‘우수축제’ ‘유망축제’는 동일 등급에서 3회까지, 승격해도 통합해서 7회까지만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

이에 따라 2008년부터 3년 연속 대표축제로 지정된 머드축제는 내년부터 ‘명예축제’로 바뀐다. 안동 국제탈춤축제도 마찬가지 신세가 됐다. 그 대신 대표축제보다 한 등급 낮았던 함평 나비축제, 화천 산천어축제, 금산 인삼축제, 김제 지평선축제 등 7개 최우수축제 가운데 2, 3개는 연말에 대표축제로 승격된다.

문제는 대표축제에서 명예축제로 바뀌면서 매년 지원됐던 국비 8억 원, 도비 12억 원이 모두 끊긴다는 점이다. 보령시는 정부 지원금이 끊기면 시비 12억 원만으로 행사를 치르게 돼 축소 개최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특히 머드축제는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고 열광하는 축제로, ‘세계 3대 축제로의 도약’이라는 목표를 코앞에 두고 이를 접을 수밖에 없다고 걱정한다. 보령시는 행사장과 시설물의 입장료를 받고 머드화장품 판매 수익 등으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법인 설립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나 20억 원을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보령시 방대길 축제담당은 “세계적 축제로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축제는 정부의 별도 지원이 필요하다”며 “갯벌에서 어렵게 찾은 진주(축제)를 다시 갯벌 속으로 빠뜨리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축제의 경쟁력과 자생력을 위해선 과감히 민간으로 이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우송대 이희성 교수(호텔관광경영학과)는 “일본 등 외국의 대표축제는 대부분 민간이 주도하면서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민간 중심으로 법인을 구성해 수익 모델 창출, 기업 지원 유치 등으로 홀로 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령머드축제는 지난해부터 해외 유명 웹사이트에 집중 소개됐으며, 25일 끝난 제13회 축제에는 외국인 18만3000명을 포함해 모두 268만 명이 다녀갔다.

보령=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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