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중학생 선수 87명 ‘컴퓨터 자격증’ 획득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7일 03시 00분


“운동하려면 공부하세요”… 대전초중고 21개교에 방과후학교 개설

대전도마중학교 2, 3학년 사격선수 13명은 올해 4, 5월에 모두 컴퓨터 고급(1급) 자격증을 땄다. 이들만이 아니다. 도마중학교를 비롯한 대전지역 중학생 운동선수 가운데 93명이 컴퓨터 자격증에 도전해 87명(93.5%)이 합격했다. 대전시교육청이 2007년 6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공부하는 운동선수 방과후학교(공운방)’ 프로그램 덕분이다.

공운방은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는 전인적 인간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의 ‘Student-Athlete’라는 학생 운동 선수 육성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했다. 시교육청 최철영 담당 장학사(평생교육체육과)는 “운동선수들이 중도에 운동을 그만둬도 좌절 없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참여자는 매주 4번씩 오후 8시를 전후해 각 학교에서 2시간씩 수업을 받는다. 초등학생은 5과목(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 중학생은 4과목(국어, 수학, 영어, 컴퓨터), 고교생도 4과목(국어, 수학, 영어, 한문)을 공부한다.

공부를 희망하는 운동선수들은 날로 늘고 있다. 2007년 6월 87명으로 시작한 뒤 그해 연말 100명으로 늘었고 2008년 170명, 2009년 272명, 올해 387명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처음 개설된 고교생 프로그램에는 34명이 참여했다.

시교육청 유승종 평생교육체육과장은 “올해 9억5000만 원을 투입해 초등학교 10개교, 중학교 8개교, 고등학교 3개교에 공운방을 개설했다”며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고 컴퓨터 아닌 다른 교과목의 성적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신호 대전시교육감은 “운동선수들은 공부 안 한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운동선수들이 잠재된 가능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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