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영암 F1… 치열한 ‘방 구하기’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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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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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목포-광주 호텔 동나
크루즈-캠프촌 등 대책 부심
이달말부터 입장권 판매
관람석 앞쪽 70만~80만원

10월 F1 코리아그랑프리 대회가 열리는 전남 영암군 삼호읍 F1 경주장 건설 현장. 서킷 길이가 5.615km로 아시아 지역
F1 경주장 중에서 가장 길고 5.793km인 이탈리아 몬자 서킷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다. 사진 제공 전남도
10월 F1 코리아그랑프리 대회가 열리는 전남 영암군 삼호읍 F1 경주장 건설 현장. 서킷 길이가 5.615km로 아시아 지역 F1 경주장 중에서 가장 길고 5.793km인 이탈리아 몬자 서킷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다. 사진 제공 전남도
“객실요? 예약 끝난 지가 언젠데요. F1 때문에 난리입니다.”

전남 목포시 죽교동 신안비치호텔은 객실이 123개로 목포에서 가장 큰 호텔이다. 하지만 2010 포뮬러원(F1) 코리아그랑프리 대회 전후인 10월 19일부터 25일까지 6일간 전체 객실 예약이 지난해 5월 이미 끝났다. 객실이 71개인 샹그리아비치호텔도 이 기간의 예약이 일찌감치 마감됐다. 이 호텔 관계자는 1일 “1월부터 여행사에서 방을 구할 수 없느냐는 전화가 많이 오는데 (방이 없어) 목포에 있는 모텔이나 광주의 관광호텔을 소개시켜 주고 있다”고 말했다.

10월 22∼24일 전남 영암군 삼호읍에서 열리는 F1 대회를 앞두고 ‘방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F1 경주장에서 가까운 목포, 영암지역 특급 호텔과 고급 모텔은 이미 예약이 끝났고 경주장에서 승용차로 1시간 반 거리인 광주의 특급 호텔 방도 모두 동이 난 상태다.

● “F1 보러 가자” 방 구하기 전쟁

F1 경주장에서 8km 정도 떨어진 목포시 상동 M모텔은 대회 기간 전체 36개 객실(2인 1실) 예약이 지난해 12월 끝났다. M모텔 주인은 “광주에 사는 외국인이 찾아와 지인들이 묵을 것이라며 모든 방을 예약한 뒤 계약금까지 줬다”고 말했다. 용당동 A모텔은 여행사와 전체 80실 가운데 40실만 예약을 하고 절반은 일반 투숙객을 위해 남겨뒀다. A모텔 관계자는 “웃돈을 줄 테니 당장 계약하자는 사람이 많다”며 “현재 하루 3만 원대인 숙박비를 10만 원 이상 올려 받아야 한다는 업주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광주의 특급 호텔도 대회 기간 방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용기 광주신양파크호텔 영업이사는 “지난해 11월 F1 대회에 참가하는 독일 팀 관계자들이 87개 객실 전체를 1주일간 예약했다”며 “숙박비는 비수기 요금보다 조금 높게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급 호텔과 호텔급 모텔의 방 구하기가 어려운 것은 전남도와 F1 대회 운영법인 ‘KAVO’가 참가 선수와 스태프, 기술자 등 핵심 요원 7300여 명이 묵을 수 있는 숙박시설 4300여 실을 우선적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참가 선수 26명에게는 VIP급 객실이 1인 1실로 배정됐다.

● 크루즈 띄우고 캠프촌도 조성

F1 대회로 지역 숙박업소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지만 문제는 경주장 주변에 국내외 관람객이 묵을 숙박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F1 대회 3일간 예상 관람객은 21만여 명. 하루 최대 숙박객은 7만1000여 명으로 객실 3만6000여 개가 필요하다. 광주 전남 지역에서 호텔과 모텔, 리조트, 수련원 등 사용 가능한 객실은 4만6000여 개. 이 중 경주장에서 1시간 반 거리 안에 있는 객실은 70%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F1 조직위원회는 초비상이 걸렸다. 전남도는 경주장과 가까운 사찰 14곳과 20여 개 한옥마을을 대안 숙박시설로 검토하고 있다. 국외 관람객을 위해 일본과 홍콩에서 2만3000t, 4만 t급 크루즈를 목포 신항에 띄우고 도청 앞에 캠프촌도 조성하기로 했다. 서울, 제주 등 호텔과 제휴해 숙박 수요를 분산시키고 투숙객을 항공기로 수송하는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박건주 F1 조직위원회 숙박관리팀장은 “3월 말 F1 대회 티켓 발매 시점에 맞춰 온라인 숙박정보시스템을 구축해 국내외 관람객들이 실시간으로 예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달 말부터 티켓 발매


F1 대회 관람료는 경주장을 달리는 F1 머신(경주용 자동차)을 얼마나 잘 볼 수 있느냐에 따라 수백만 원까지 차이가 난다. 경주장 전체 관람석은 F1 머신 출발선에 있는 ‘그랜드스탠드’ 1만6000석을 포함해 경주장 트랙을 따라 12만 명 정도를 수용한다. F1대회조직위는 이달 31일 티케팅 세리머니를 시작으로 입장권을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한다.

최고가는 경주트랙을 사이에 두고 그랜드스탠드의 건너편에 만들어지는 VIP 좌석인 ‘패독클럽’으로 400만∼500만 원으로 알려졌다. 패독클럽 다음으로 비싼 관람석은 그랜드스탠드 하층 중심부 좌석. 이곳 입장료는 70만∼80만 원 선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랜드스탠드에 있는 다른 좌석은 50만 원 안팎, 경주장 트랙을 따라 설치되는 나머지 관중석의 입장료는 13만∼15만 원, 입석은 그보다 쌀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 10월 착공한 영암 F1서킷은 7월이면 모든 공정이 끝나 F1 경주장의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영암=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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