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 공부스타/강원 소양중 1학년 한재벽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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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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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계획표의 완성은 실천!
‘나와의 약속’ 지켜야죠”

《“‘난 상위권이니까 어떤 상황에서도 잘할 거야’라고 마음을 푹 놓는 순간 성적은 확 떨어져요. 자기 자신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은 일순간에 성적을 떨어뜨리는 독(毒)이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올해 중학교 2학년이 되는 한재벽 군(13·강원 소양중학교 1학년)은 중학교 입학 직전인 지난해 2월 치른 반 배치고사 성적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전교 250명 중 94등이었기 때문. ‘당연히 50등 이내엔 들었을 것’이란 기대가 산산조각 나는 순간이었다.》

“담임선생님께서 반 배치고사 결과를 알고 싶은 사람만 교무실로 찾아오라고 하셨어요. 초등학교 때 늘 상위권이었기 때문에 자신 있게 교무실로 갔죠. 담임선생님께 ‘공부 잘하는 아이’란 첫인상을 남기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평균 90점 이상, 특히 국어 수학 사회 과학 같은 주요과목은 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었던 한 군은 시험결과를 듣는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

학습계획을 꼼꼼히 세우고 100% 실천해 성적 향상에 성공한 강원 소양중 1학년 한재벽 군.
학습계획을 꼼꼼히 세우고 100% 실천해 성적 향상에 성공한 강원 소양중 1학년 한재벽 군.
반에 돌아왔을 땐 친구들의 얼굴을 보기가 부끄러웠다. ‘성적으론 다른 친구들보다 내가 우위다’란 자신감이 자만심에 불과했단 걸 깨달았다.

매일 학습계획표를 세우고 2시간이 넘게 공부해 온 우등생 아들이 예상치 못한 성적을 받아오자 부모의 실망도 컸다.

‘왜 성적이 떨어졌을까.’

한 군은 배치고사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던 원인을 분석했다. 성적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난 무조건 잘 할 것’이란 맹신에 있다고 판단했다. 한 군은 시험 준비로 한 달 동안 배치고사 대비문제집 한 권을 풀었던 게 전부였다. 그래도 초등학교 때처럼 어느 정도의 성적이 나오리라 믿었다.

한 군은 3월 말부터 ‘전교 40등, 상위권으로 도약’을 목표로 1학기 중간고사 대비에 들어갔다. 한 군은 초등학교 때처럼 시간, 학습량을 꼼꼼히 적으며 일일 학습계획을 세웠다. 귀가 후 늘 1시간 이상씩 하던 컴퓨터 게임은 30분 이하로 줄였다. 매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역사책 읽기도 잠정 중단했다.

취약과목인 수학은 단과학원에 등록해 매주 3회 수업을 들으며 실력을 쌓았다. 주말엔 네 살 위인 누나와 함께 동네 도서관에 다니며 주중에 배웠던 내용을 복습했다.

초등학교 때보다 학습량과 시간을 늘렸지만 중간고사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반 35명 중 9등, 전교 석차 63등. 다시 한 번 좌절감을 맛봤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중간고사를 되짚어 보던 한 군은 빈틈이 있었음을 깨달았다. 바로 실천력 부족이었다.

한 군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학습계획표를 작성하고, 매일 저녁 아버지에게 검사를 받았다. 시험을 앞두고는 계획에 따라 열심히 공부했지만, 평소엔 그렇지 않았다. 학습계획을 완벽히 세우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정작 실천하는 데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런 생활은 공부의 실천력을 떨어뜨리는 나쁜 습관으로 굳어졌다.

“습관이 무서워요. 잘못된 점을 자각하기 어렵거든요. 실천은 하지 않고 계획을 빡빡하게 세워놓았다는 것만으로 안심했으니 성적이 오르지 않았던 거죠.”

한 군은 계획 실천율을 100%로 끌어올릴 방법을 찾았다. 승부욕이 강했던 한 군은 중간고사 때 자기보다 성적이 잘 나온 친한 친구 한 명을 라이벌로 정했다. 성적이 비슷한 친구 5명과 ‘용돈 몰아주기’ 내기도 했다. 5000원을 갹출해 기말고사 때 성적이 가장 많이 오른 친구에게 몰아주기로 한 것.

한 군은 컴퓨터 게임에 대한 욕구가 치밀어 오를 때마다, 공부에 집중이 안 될 때마다 라이벌과 친구들과 한 내기를 떠올렸다.

시험 준비기간엔 취약과목인 수학과 중간고사 때 성적 하락의 주범이었던 국어성적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 국어실력 향상을 위해 한 군은 중간고사 시험지를 다시 펼쳐 어떤 문제를 주로 틀렸는지 확인했다. 본문 내용 중 일부를 4개의 단락으로 나눠 뒤섞어 놓은 뒤 순서대로 나열하는 문제, 빈칸에 들어갈 어휘를 고르는 문제에 약했단 사실을 파악한 한 군은 교과서 본문을 5회 이상 정독하면서 글의 흐름, 주요어휘를 익히는 데 주력했다.

수학은 단원별로 하루 100개 이상의 문제를 풀었다. 시험에 어떤 문제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고 풀도록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반복해 풀었다. 사회, 과학처럼 암기 내용이 많은 과목은 수업 직후 쉬는 시간, 점심시간 때 친구들과 서로 질문하고 답하며 배운 즉시 외웠다.

‘계획한 대로 100% 실천하면 성적이 오를 것’이란 예상은 적중했다. 중상위권이었던 성적은 1학기 기말고사 때 반 3등, 전교 39등으로 껑충 뛰었다. 한 군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학습시간을 두 배 이상 늘리며 최상위권에 도전했다. 그 결과 1학년 2학기 중간·기말고사에선 반 2등, 전교 14등을 차지했다.

한 군은 “성적을 올리는 것만큼이나 한번 오른 성적을 떨어지지 않게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성적을 유지할 땐 성적을 올릴 때보다 두 배 이상의 노력을 더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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