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성광하’ 통합시 이름-청사 위치 싸고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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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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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옛 명칭 ‘광주시’ 다시 살려야”
성남 “브랜드가치 높은 ‘분당시’로”
하남 “논의 과정에서 새 이름 찾자”

지역별 해묵은 현안들 ‘통합 뒤엔 해결’ 기대도

경기 성남, 광주, 하남시를 하나로 묶은 ‘성광하’ 출범이 사실상 확정됐다. 아직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대 여론이 거세지만 행정안전부 계획대로 진행되면 이번 주에 통합준비위원회가 출범한다. 3개 시와 주민들은 통합이 지역발전의 걸림돌이었던 해묵은 현안들을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장밋빛 기대들이 현실화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 가장 중요한 통합시의 명칭과 청사 위치 등에 대해 각 지역의 분위기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 명칭, 위치 둘러싸고 ‘동상이몽’

성남과 하남은 광주를 뿌리로 하고 있다. 고려 태조 때(940년) ‘광주(廣州)’라는 이름이 생겼고, 1946년에 와서야 광주군 성남출장소가 생겼다. 성남출장소는 1973년 성남시로 승격했다. 하남시는 1989년에야 시로 승격했다. 역사만 놓고 보면 원래 이름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광주시가 될 개연성이 높다. 광주시와 지역주민들 역시 명칭 고수에 대한 의지가 강한 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대체로 통합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이름에 대해서는 상당히 예민한 편”이라며 “역사성을 볼 때 이름(광주시)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청사 위치에 대해서는 유연한 분위기다. 명칭을 지키는 대신 교통이나 규모에서 월등한 대도시에 청사를 양보하자는 속내인 셈이다. 그러나 광역시인 ‘광주(光州)’와 이름이 겹치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성남시는 과거 단독으로 명칭 변경을 추진한 적이 있다. 1990년대 초 시 차원에서 ‘남서울시’ 등으로 변경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2007년 판교신도시 분구(分區) 논란 때도 명칭 변경이 거론됐다. 2006년 성남상공회의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남시민의 절반 이상이 시 명칭을 바꾸는 데 찬성했다. 특히 분당신도시 주민들은 명칭 변경에서 나아가 ‘독립시’를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통합시 명칭 후보에 ‘분당시’도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통합 반대 의견이 많은 분당지역 주민들의 정서도 달래고 신도시 이미지를 통합시에 반영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성남시 관계자도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분당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살릴 수 있다는 점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칫 지역 간 서열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가 단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한성시’나 ‘위례시’ 등 역사성과 지리적 공통점을 이용한 이름들이 떠오르고 있다.

성남이나 광주시에 비해 하남지역에서는 아직 명칭과 청사 위치 등에 대한 특정 의견이 대두되지 않고 있다. 하남시도 통합 결정의 ‘고비’를 넘겼기 때문에 다른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유연한 태도다. 하남시 관계자는 “주민 처지에서 보면 청사가 가까이 있으면 좋은 것 아니냐”며 “그러나 아직 명칭이나 청사 위치에 대해 두드러진 의견은 나오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 현안 해결에 대한 기대는 비슷

명칭 등에 대한 의견차는 크지만 통합에 따른 기대감은 비슷하다. 성남시는 이번 결정이 서울공항 주변지역에 대한 고도제한 완화 추진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도제한 완화가 이뤄지면 수정 중원구의 재개발 및 재건축 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광주시는 수도권정비계획법, 상수원보호구역 등 이중 삼중의 규제가 완화되고 수질오염총량제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남시는 지하철 5호선 연장과 성남 직통 연결도로 개설 등 교통 분야 현안 해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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