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사람/대구문학상 수상 소설가 오철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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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8일 0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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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한 사회 소설로 일깨우고 싶어”

“너나 할 것 없이 때론 뻔뻔스러운 구석이 있지만 그래도 자신을 좀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대구지역에서 활동하는 소설가 오철환 씨(51·사진)는 17일 “분명히 무언가 잘못했는데도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되레 큰소리치는 게 부조리”라며 이렇게 말했다. 오 씨는 대구문인협회(회장 구석본)의 올해 ‘대구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상은 대구문인협회가 최근 2년 동안의 작품 활동을 평가해 선정하는 것으로 대구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이다. 오 씨는 2001년 이 협회의 ‘대구문학 신인상’을 받은 데 이어 이제 본상을 받게 됐다.

그는 그동안 ‘그래도 지구는 돈다’(2002년), ‘장미에는 가시가 없다’(2003년),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2005년)에 이어 올해 2월 ‘오늘’ 등 모두 4권의 소설집을 펴냈다. ‘오늘’은 지금까지 1만여 권이 팔렸을 정도로 나름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가 이들 소설집에 실린 30여 편의 단편을 통해 꾸준히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일상의 구석구석에 부조리가 스며 있지만 그것이 적어도 부조리라는 것은 알고 살자’는 것이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그의 삶에도 부조리한 측면이 있다. 그는 “고교 때부터 ‘문학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는데 다른 방향(영남대 경영학과 졸업)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며 “결국 증권사 등 8년 동안의 직장생활을 접고 출판사로 생계를 이어가면서 부조리와 대결하는 삶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부조리를 직시하지만 거창한 구호를 외치는 투사형은 아니다. 아내가 바람피우는 현장을 잡고도 오히려 아내 등에게 쫓겨 나오는 주인공의 초라한 모습을 통해 인간 삶의 부조리를 보여주는 방식을 택한다.

오 씨는 “삶에는 부조리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많지만 이를 넘어서려는 노력도 사람의 또 다른 모습이 아니겠느냐”며 “굴러 떨어지는 바위를 산꼭대기로 반복해서 옮기는 ‘시시포스의 신화’처럼 이런 글을 자꾸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시상식은 다음 달 하순에 열린다.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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