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빅뱅 2PM 카라… 이게 웬 말?

  • 입력 2009년 9월 8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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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그룹 알아야 자녀마음 잡아요!

부모들은 답답하다. 아이가 학교생활에 어려운 점은 없는지, 요즘 관심사는 뭔지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건만 아이는 밥을 먹을 때도 귀에 이어폰을 낀 채 아이돌 그룹들의 최신곡을 듣느라 여념 없다. 꽉 막힌 자녀와의 대화, 시원하게 뚫을 방법은 없을까? 이럴 땐 아이가 열광하는 아이돌 그룹들에 주목해보자.

[1단계] 10대의 트렌드를 이해하라!

일단 말문을 틔우기 위한 사전작업에 돌입한다. 이땐 자녀가 누구에 ‘꽂혀있는’(열렬히 좋아한다는 의미의 은어)지를 파악하는 게 급선무.

자녀가 학교에 간 사이 공부방을 유심히 들여다보자. 책상머리나 문제집 겉표지엔 요즘 푹 빠져 있는 가수의 사진이 붙어있을 터. 아이가 책상 위에 던져놓은 MP3 플레이어를 작동시켜 요즘 무슨 노래를 즐겨듣는지도 알아본다(MP3 플레이어를 어떻게 켜는지도 모르는 부모라면 매우 심각한 상태다).

시험이 코앞인데도 자녀가 TV 오락프로그램이나 음악프로그램을 ‘대놓고’ 보고 있을 땐 꾸중하기보단 조용히 곁에 앉아 함께 시청해본다. 어쩌면 자녀는 TV를 필사적으로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왜냐고? 요즘엔 몇몇 가수의 이름과 히트 곡, 안무를 모르면 학교에서 ‘왕따(집단 따돌림)’를 당하기 일쑤니까. 아이는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들으며 학업스트레스를 풀고, 그들의 옷과 헤어스타일을 흉내 내면서 스타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2단계] 이들만큼은 ‘달달’ 외워라!

자녀가 좋아하는 아이돌그룹이 어떤 것인지 파악했다면 이젠 본격적인 학습에 들어가자.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해당 그룹의 데뷔곡과 히트 곡, 그리고 멤버들의 출생년도와 신장 같은 상세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10대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그룹은 그 이름과 함께 멤버 수와 팬클럽 이름까지 연결해 외우는 ‘심화학습’을 한다.

다음은 반드시 암기해야 할 아이돌그룹의 핵심사항들이다.

①소녀시대=윤아, 태연, 티파니, 유리, 제시카, 수영, 효연, 써니, 서현 등 9명의 소녀로 구성. 최근 TV 일일드라마 ‘너는 내 운명’에 연기자로도 나왔던 윤아를 리더로 착각하기 쉬운데, 리더는 태연이란 점을 명심한다.

②빅뱅=G 드래곤(‘지 드래곤’이라고 읽는다), 태양, 대성, 탑, 승리 등 5명의 남자로 구성. ‘힙합 천재’로 불리는 이 그룹의 리더 G 드래곤이 최근 ‘Heartbreaker’를 타이틀곡으로 하는 솔로앨범을 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 아이들은 G 드래곤을 줄여 ‘GD’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능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에 출연하면서 인기절정을 달리게 된 멤버 대성이 최근 교통사고를 당해 크게 다쳤다는 사실도 알아두면 좋다.

③원더걸스=선예(리더), 소희, 선미, 예은, 유빈 등 5인조 여성그룹. JYP(‘박진영’의 첫 글자)가 키우고 있는 그룹이다. 이들의 히트곡 ‘노바디’와 ‘텔미’는 부르기도 쉽고 안무도 쉬우니 잘 익혀 두었다가 자녀와 노래방에 갔을 때 활용해본다.

④2PM=재범(리더), 택연, 닉쿤, 찬성, 우영, 준수, 준호 등 7인조 남성그룹. 기존 남성 아이돌그룹의 ‘꽃미남’ 이미지를 탈피해 남성적이고 저돌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그룹이라 해서 ‘짐승 아이돌’이란 별칭도 얻었다. 특히 태국 출신의 닉쿤에 주목.

이 밖에도 ‘카라’(여성 5인조), ‘포미닛’(여성 5인조), ‘티아라’(여성 6인조), ‘브라운 아이드 걸스’(여성 4인조) 등도 멤버 수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게 좋다.

발음상 유의해야 할 그룹도 있다. 13명의 꽃미남으로 이뤄진 ‘슈퍼주니어’는 줄여서 ‘슈주’라고 부르는 게 보통. “슈퍼주니어”라고 부르면 아이로부터 ‘촌스럽다’는 타박을 받을 수 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출연했던 김현중이 속한 그룹 ‘SS501’도 ‘에스에스오공일’ 혹은 ‘에스에스오영일’이라고 부르면 안 된다. 반드시 ‘더블에스오공일’로 불러야 한다. ‘여자 빅뱅’으로 처음 알려지면서 데뷔(5월) 3개월여 만에 가요계 정상을 차지한 여성 4인조 ‘2NE1’은 ‘이엔이일’이나 ‘투네원’이 아닌 ‘투애니원’이라고 읽는다.

[3단계] 실전에 응용하라!

자녀가 학교에서 귀가하면 깜짝 리포터로 변신해 따끈따끈한 연예가 소식을 전해주자. “G 드래곤 앨범 대박 터뜨렸대. 신문에 났더라.” 이때 스크랩하거나 미리 출력해 놓은 기사를 전해주면 아이의 마음은 활짝 열린다.

주말엔 TV 음악프로그램이 방송될 시간에 맞춰 간식을 준비한다. 어차피 막을 수 없다면, 아이와 프로그램을 함께 시청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해보자. 이땐 “네가 좋아하는 그룹이 저 그룹이지?” “너무 잘생겼다. 노래도 잘 하네”처럼 ‘추임새’를 넣어준다.

부모가 이런 눈물겨운 노력을 보여도 아이가 여전히 공부는 뒷전인 채 아이돌 그룹만 찾는다면? 그땐 지혜로운 잔소리가 필요하다.

“너 대성(‘빅뱅’ 멤버) 오빠가 한 말 벌써 잊었니? ‘힘들다고 여기서 쉬어버리면 내 꿈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더라. 너 수학숙제 다 했니?”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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