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경찰서별 5대범죄 발생건수

  • 입력 2009년 8월 29일 02시 59분


살인 서울 영등포, 강간-폭력 부천 중부
강도 부산 남부, 절도 용인 ‘올해 1위’
유흥가 몰린 부천 중부 4년째 강력범죄 전국 1위
외지인 많은 수도권 위성도시, 익명성 높아 범죄의 온상

■ 경찰청, 2006∼2009년 상반기 분석

《전국 경찰서 관할 구역 기준으로 2006년 이후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 등 5대 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경기 부천시 중부경찰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동아일보가 단독 입수한 경찰청의 ‘2006∼2009년 상반기(1∼6월) 5대 범죄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기 부천중부경찰서는 2006년부터 3년간 5대 범죄 발생건수 전국 1위를 차지했고 올 상반기에도 3841건으로 1위였다. 이 자료는 경찰청이 전국 244개 경찰서에서 발생한 5대 범죄를 분석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소남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것이다.》

○ 인구보다 경찰서 적은 수도권 범죄 많아

5대 강력 범죄는 수도권에 위치한 경찰서 관할 구역에서 많이 벌어졌다. 2006년에는 강력 범죄가 많이 발생한 경찰서 상위 5개 가운데 4개, 2007년과 2008년에는 상위 5개 가운데 각각 3개가 수도권에 있는 경찰서였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부천중부경찰서 다음으로는 일산경찰서, 안양경찰서, 의정부경찰서, 시흥경찰서, 용인경찰서 순이었다. 강력 범죄 발생건수 전국 1위부터 6위까지가 모두 수도권 위성도시를 관할하는 경찰서들이다. 수도권의 경찰서에서 범죄 발생 건수가 많은 것은 관할 지역 내 인구에 비해 경찰관이 적기 때문이다. 경찰서의 치안 역량을 보여 주는 지표인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가 790(시흥경찰서)∼1288명(용인경찰서)으로 전국 평균(498명·5월 말 현재)보다 많다.

경찰서가 관할하는 인구와 범죄 발생이 얼마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는 충남 천안 지역이 잘 보여 준다. 5대 범죄 발생건수가 2007년 전국 2위, 2008년 전국 3위였던 천안경찰서는 지난해 12월 30일 천안서북경찰서와 천안동남경찰서로 나눠지면서 범죄 발생 건수가 확 줄었다. 올해 상반기 두 경찰서에서 발생한 5대 범죄는 2967건으로 전국 순위가 11위로 낮아졌다.

2006년부터 4년째 강력 범죄 전국 1위인 부천중부경찰서는 폭력 사건과 강간 사건 발생 건수가 각각 전국 1위였다. 특히 폭력 사건은 2009년 상반기 이 지역에서 발생한 5대 범죄 중 54.3%를 차지할 정도로 건수가 많다. 부천중부경찰서 김원태 형사지원팀장은 “부천 북부역 인근과 중동, 상동에 유흥가가 밀집해 있어 폭력 사건과 강간 사건 발생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에 치안 수요가 많아 내년에는 부천시 오정동에 경찰서가 하나 더 생길 예정이다.

표창원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수도권 위성도시는 급격한 개발로 외지인과 짧은 기간 거주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아 서울이나 부산 같은 기존 대도시보다 익명성이 높다”며 “하지만 치안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상대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기에 조건이 좋다”고 말했다.

○ 절도는 용인서, 강도는 부산서

2009년 상반기 전국에서 살인 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서울 영등포구를 관할하는 영등포경찰서다. 이 지역에서는 2006년 이후 꾸준히 살인 범죄 발생이 증가해 왔다. 살인 범죄에는 살인 및 살인미수도 포함됐다. 5월 사소한 시비로 친구를 3층 옥상에서 떨어뜨려 숨지게 한 사건과 2월 아내의 내연남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 등 올해 상반기 모두 13건의 살인 범죄가 발생했다. 이 지역에서 발생한 살인 범죄 중에는 조선족 등 외국인 거주자 간 다툼이 커진 경우도 여러 건 있었다. 영등포경찰서 권주혁 강력계장은 “조선족 등 외국인끼리 다투다 우발적으로 흉기를 들어 살인미수, 심하게는 살인으로 번지는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중국동포 등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구로경찰서에서도 살인 범죄가 많았다. 구로경찰서는 지난해 살인 사건 22건이 발생해 연간 발생 건수가 전국 1위였다.

절도 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용인시를 관할하는 용인경찰서였다. 모두 1881건이 발생했다. 반면 경북 울릉경찰서 관할 지역에서 같은 기간 발생한 절도 범죄는 5건이었다. 경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용인시에는 아파트 등 주택가가 많이 분포하고 있어 빈집털이범이 많다”고 설명했다. 주거 인구가 많은 점도 주요인으로 작용한다. 용인경찰서 뒤를 이은 곳도 경기 일산, 시흥경찰서로 모두 주택가가 밀집한 지역이 관할이다.

2009년 상반기 강도 발생 1위는 66건이 발생한 부산 남부경찰서다. 부산 남부경찰서 형사과장은 “관할 지역이 넓고 주택가가 밀집해 있어 인구가 많은 점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강간은 부천중부경찰서가 77건으로 1위였고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한 곳은 서울 관악구를 관할하는 관악경찰서로 모두 71건이 일어났다. 서울 강남 지역을 관할하는 송파경찰서(8위)와 강남경찰서(11위) 등도 상위권에 올랐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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