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사, 청문회 후에? 주초에?

  • 입력 2009년 8월 8일 02시 59분


김경한 법무-김준규 총장후보, 시기-내용놓고 미묘한 기류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들에 대한 인사가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17일 이후에 단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7일 알려졌다.

당초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수뇌부 공백기를 맞은 검찰조직을 안정시켜야 한다”며 가급적 빨리 후속 인사를 단행하려 했다.

김 장관이 3일부터 예정됐던 여름휴가까지 취소하고 김 후보자와 인사안 협의에 들어가면서 이번 주말쯤 인사가 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떠난 3∼6일 김 장관과 김 후보자의 협의가 마무리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인사 시기와 내용을 놓고 두 사람의 의견차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정식 임명이 되지 않은 검찰총장 후보자와 인사 협의를 하는 것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지만 청문회를 앞둔 김 후보자로서는 “후보자 신분으로 인사에 관여한다”는 지적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인사가 늦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김 장관과 김 후보자 간에 인사주도권을 둘러싸고 미묘한 기류가 흐르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김 후보자가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한 뒤 검찰총장에 정식으로 취임하면 김 후보자의 입김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

실제 김 장관은 가급적 이른 시일에 인사를 단행하기 위해 7일 오후 두 번씩이나 이 대통령과의 면담 일정을 잡아달라고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에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휴가에서 복귀해 일정이 빡빡했던 이 대통령이 약간 언짢아했다는 말도 검찰 내부에서 나돌았다. 이 같은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청문회 전에 인사가 날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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