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탈선, 기강 잡힐까

  • 입력 2009년 3월 23일 02시 56분


수뢰… 강도… 이번엔 폭행치사 혐의

姜청장 “비리내사 전담기구 설치”

안마시술소와의 유착, 오락실 강도 사건에 이어 현직 경찰관이 택시운전사를 폭행해 숨지게 하는 등 경찰의 비리사건이 잇달아 발생하자 경찰이 비리 내사 기구를 설치키로 하는 등 기강 확립에 나섰다.

경기 안양경찰서는 22일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택시를 탔다가 요금 문제로 택시운전사를 밀치는 등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서울 구로경찰서 소속 이모 경위(45)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경위는 21일 오전 1시 43분 안양시 비산동의 한 음식점 앞에서 “요금이 비싸게 나왔다”는 이유로 택시운전사 양모 씨(47)의 멱살을 잡고 밀쳐 넘어뜨리는 등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다.

이 경위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한 상태라 택시운전사의 멱살을 잡고 옥신각신한 기억은 나지만 다른 상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 결과 양 씨의 사망 원인은 지병에 의한 급성 심근경색이며 몸싸움 중 생긴 목졸림이나 멍, 찰과상 등은 간접적인 유발인자”라고 설명했다.

인천 남동경찰서도 이날 한 성인오락실에서 “단속 나왔다”며 환전상 김모 씨(39)의 현금 260만 원이 들어 있는 손가방을 빼앗은 혐의(강도)로 인천 삼산경찰서 소속 김모 경사(40)를 구속했다.

불미스러운 경찰 관련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강희락 경찰청장(사진)은 21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비리 내사 전담 기구를 경찰청과 지방경찰청에 설치하는 등 비위 근절과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전방위적인 쇄신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자질 미흡 경찰관 쇄신 교육 강화 △사고 잠재 요인 분석과 밀착 면담을 통한 비위 예방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경찰은 강도질을 한 김 경사의 지휘책임 선상에 있는 경찰서장 등 4명을 직위해제한 뒤 감찰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서울 강남경찰서는 20일 안마시술소 업주들에게 돈과 식사 대접 등 향응을 받아온 경찰관 6명을 파면, 해임 조치했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22일 “그동안 경찰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려 밤낮으로 노력해 왔으나 최근 불미스러운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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