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순 책 출판 발언 비난 쏟아져

  • 입력 2009년 2월 3일 12시 01분


“연쇄 살인범이 책을 쓰겠다고?”

연쇄살인범 강호순(38)이 아들들을 위해 자신의 범죄과정을 책으로 출판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누리꾼과 일반 시민들의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3일 “강호순이 범행을 자백한 뒤 자신이 저지른 범행을 책으로 출판하겠다고 밝혔다”며 “아들들이 인세라도 받도록 해야겠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식을 향한 특별한 애정 표현이 아닌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강호순은 자신의 얼굴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자 “내 얼굴이 공개돼 아들이 어떻게 살지 걱정된다”고 심경을 밝혔었다.

강호순은 첫째, 둘째 부인과 결혼해 모두 3명의 아들을 낳았으며, 경찰에 붙잡히기 전까지 첫째 부인과 사이에 낳은 두 아들(각 16·14세)과 함께 살아왔다.

그러나 강호순의 이런 발언에 대해 피해자의 가족들에 대해서는 눈곱만치의 배려도 없는 모습이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국내 대표적인 범죄심리학자인 경기대 이수정 교수는 “양심이 결여된 모습이다. 자기 밖에 모르는 일면을 다시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들의 유가족이 살아있는 동안에 책을 내게 되면 이들 유족들에게는 다시 정신적인 고통을 안겨줄 수 밖에 없다. 또 이런 내용을 책으로 쓴다는 것은 자신의 범죄행위를 버젓이 세상에 공표해 이른 바 ‘범죄 수입’을 챙기겠다는 발상이라는 시각이다.

이 교수는 “이 경우 자기 자식을 걱정하는 것은 자기한테만 중요한 일에 집착하는 것을 보여준다. 본인입장에서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발상인 것이다. 또 책을 쓰겠다는 것은 자신의 행위를 과시하는 영웅심리가 발동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에서도 교도소내에서 범죄자들이 자신의 범죄행각을 책으로 써 출판 수입을 챙기거나 영화 저작권 수입을 벌어들이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범죄 수입’을 정부가 압류하는 법이 제정되기도 했다. 특히 죄질이 안 좋음에도 높은 수입을 올리게 되는 경우엔 정부가 수입을 가져간다.

이 교수는 그러나 강호순이 교도소내에서 실제로 책을 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사전검열절차, 보안관리 등 교도소내의 저작행위가 감시를 받고 복역 중 책을 쓸 시간 등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

누리꾼들은 “범인의 죄는 밉지만 범인의 자식들에게는 피해가 가지 말아야한다”는 의견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기 자식 귀한 줄 알면서 남의 자식 생명은 어떻게 앗아갔느냐”는 분노도 쏟아지고 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동아닷컴 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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