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재기” 굿모닝시티 눈물의 개장

  • 입력 2008년 11월 15일 02시 58분


14일 서울 중구 을지로6가 ‘동대문 굿모닝시티’의 그랜드 오픈 행사가 열렸다. 이 상가는 2003년 분양대금 사기사건으로 5년 5개월 동안 문을 열지 못해 계약자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줬다. 연합뉴스
14일 서울 중구 을지로6가 ‘동대문 굿모닝시티’의 그랜드 오픈 행사가 열렸다. 이 상가는 2003년 분양대금 사기사건으로 5년 5개월 동안 문을 열지 못해 계약자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줬다. 연합뉴스
2003년 분양사기 당했던 서민 계약자 2000여명 감격

“여러분, 우리 실컷 웁시다. 하지만 이제는 서러워서 우는 눈물이 아니라 기쁨과 감동의 눈물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14일 문을 연 서울 동대문 굿모닝시티의 그랜드 오픈 행사가 열린 중구 을지로6가 굿모닝시티 앞 광장.

조양상(50) 계약자협의회 회장이 축사를 하는 동안 행사장은 온통 눈물바다였다. 2003년 희대의 분양금 사기사건 이후 5년 5개월간 고통을 겪은 2000여 명의 참석자는 늠름히 들어선 지하 7층, 지상 16층 건물 앞에서 굵은 눈물을 쏟아냈다.

굿모닝시티는 2003년 당시 회사 대표 윤창열 씨가 분양대금 3700억 원을 횡령하면서 부도를 맞았다. 전 재산을 털어 넣었던 3400여 명의 서민 계약자는 한꺼번에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계약자협의회를 결성해 각자 돈을 모았고, 어렵게 은행돈을 빌려 공사비 1700억 원을 마련했다. 이들은 2004년 7월 법정관리 인가를 받아 직접 건물을 세우기 시작해 올해 8월 마침내 4500여 개 점포를 수용할 수 있는 건물을 준공했다.

조 회장은 “화병으로 먼저 간 사람도 많고, 가정이 파탄 나 이혼한 사람도 많다. 정말 이렇게 개장한 것은 기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개장과 더불어 사기사건의 주범인 윤 전 대표가 최근 1200억 원에 이르는 차명재산을 계약자들에게 돌려주겠다는 뜻을 밝혀와 이들의 기쁨은 더 컸다.

굿모닝시티에는 의류, 액세서리, 잡화 전문점과 소형 디지털기기 매장, 대형 사우나 등이 입주했거나 입점할 예정이다. 14일 현재 입점률은 77.2%에 이르고, 계약 상담도 줄을 잇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영상취재: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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