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을 통해 △박 씨의 추정 이동 경로 △현장의 안전시설 문제 등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현대아산이 이날 오전 5시경 촬영해 공개한 금강산해수욕장 사진 3장을 보면 보도블록이 깔려 있는 산책로 부근에서 바다 쪽으로 높이 3.5m, 길이 약 70m의 녹색 철제 펜스가 쳐져 있다. 그러나 이 펜스의 끝부분에서 바다 쪽으로 약 32m 구간은 펜스 대신 모래언덕으로 돼 있다.
모래언덕의 바다 쪽 부분은 높이가 1.5∼2m 정도지만 펜스와 만나는 부분은 1m 정도에 불과해 성인이면 쉽게 넘어갈 수 있다.
현대아산의 한 임원은 “펜스를 바닷가 끝까지 설치하지 못한 것은 구조물이 파도 등에 자꾸 쓸려 내려가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의 다른 관계자도 “해변 가까이는 개천이 맞닿는 곳이어서 예전에 펜스를 세웠다가 몇 차례 쓰러진 적이 있어서 확장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이유 때문에 출입에 제한이 없는 ‘자유구역’과 들어가면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는 군사경계지역을 모래언덕으로만 구분해 놓은 것은 ‘심각한 안전 불감증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진입할 수 없습니다’라고 적힌 경고 팻말이 산책로 끝에만 2개 세워져 있고, 펜스가 끝나는 지점이나 모래언덕 쪽에는 아무런 경고 문구가 없는 것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어두운 새벽이나 밤 시간에 해변을 따라 산책을 하던 관광객이 경고 표지판을 보지 못한 채 모래언덕을 넘어갈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을 보면 경고 팻말에서 해안선까지 거리는 약 100m나 떨어져 있다.
이에 대해 현대아산 측은 “관광객들이 어두운 시간에는 보도블록이 깔려 있는 산책로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그 끝에 경고 문구를 세워둔 것”이라고 해명하고 “앞으로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펜스와 경고 팻말 위치 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군사경계지역 안을 찍은 1장의 사진은 폭 10여 m의 개천이 흐르는 펜스 바로 옆 지역에서 사고 발생 약 5시간 뒤인 11일 오전 10시경 남북한 관계자가 박 씨의 추정 이동 경로 등을 현장 조사하는 장면이다.
한편 현대아산 측은 ‘숨진 박 씨의 시신 수습 장면 등 사고 현장 사진을 왜 공개하지 않느냐’는 일부 언론 등의 비판에 대해 “관련 사진은 전부 관련 수사기관에 넘겼으며 개인 프라이버시 등을 감안할 때 우리가 공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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