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화남 화장장 유치’ 갈등, 몸싸움으로…

  • 입력 2007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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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경기 하남시장이 지난해 10월 광역화장장 유치를 전격 발표한 뒤 시장과 주민, 지역정치권이 찬반으로 의견이 나뉘어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하남시. 이번에는 시장과 주민들이 한밤중에 몸싸움을 벌이는 사태가 빚어졌다. 화장장 유치를 둘러싸고 5개월간 하남시는 어떤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일까.

▽시장, 주민과 충돌=김 시장 일행은 18일 오후 10시 30분경 관사가 있는 신장동 에코타운아파트에서 ‘화장장 건립반대’ 플래카드를 철거하려다 항의하는 주민 300여 명과 2시간 동안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광역화장장 유치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소속 에코타운 위원장 김모(50·여) 씨가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 씨는 갈비뼈에 금이 가는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김 시장 일행은 술을 마신 상태였으며 시장이 나서서 김 씨의 멱살을 잡아 쓰러뜨렸다”고 주장했다.

김 시장은 이에 대해 “아는 사람이 찾아와 서울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서다가 주민들에게 2시간 동안 둘러싸여 있었을 뿐 폭력을 휘두르거나 직접 접촉한 사실이 없다”며 “경찰에서 조사가 끝나면 다 밝혀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5개월간 찬반대립 계속=김 시장은 지난해 10월 광역화장장을 유치하는 대신 경기도지원금 2000억 원을 받아 지하철 5호선을 연장하고 지역개발사업의 종자돈으로 사용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러나 화장장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김 시장에게 계란을 투척하고, 주민설명회를 무산시켰다. 하남시가 지역구인 문학진 열린우리당 의원도 “청정 하남시를 제2의 벽제로 낙인찍으려 한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입지타당성 조사 용역비와 주민 찬반투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열린 시의회에서는 반대 측 시의원과 주민들이 회의장으로 진입하면서 충돌이 발생했고, 범대위 위원장이 구속되기까지 했다.

▽향후 일정=하남시는 최근 찬반 주민투표를 통해 유치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시는 5월 입지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토대로 후보지와 후보지 주민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공개하고, 공청회를 거칠 계획이다. 이어 시의회 동의를 얻어 6, 7월경 찬반 주민투표를 강행하기로 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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