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복용' 교포 영어강사 무더기 적발

  • 입력 2006년 10월 23일 15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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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에 찌든 상태에서 영어학원 유치원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쳐 온 교포와 외국인 강사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특히 이들 가운데 재미교포 강사 7명은 미국 갱단 출신으로 총기범죄, 강도, 절도, 마약제조 등의 강력범죄를 저질러 국내로 추방당한 뒤 대학 졸업증을 위조해 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는 23일 대마초와 히로뽕(메스암페타민) 등 마약류를 상습 복용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12명을 검거, 이 중 김모(26) 씨 등 재미교포 출신 강사 5명과 D(27) 씨 등 미국인 강사 2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신모(35) 씨 등 재미교포 2명과 캐나다교포 1명, 미국과 캐나다인 강사 1명씩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대학졸업장을 위조해준 브로커 김모(44) 씨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이들을 고용한 어학원 원장 정모(50) 씨 등 3명도 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영어강사 김 씨 등은 2000년 초반부터 서울 강남과 경기도 일대의 유명 어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상습적으로 마약을 복용해 왔다.

이 가운데 교포 출신 강사 7명은 어려서 미국에 건너간 뒤 이민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미국 내 갱단인 'KPB' 'LGKK' 등에서 활동, 1~5년간 수감된 전과가 있으며 영주권을 박탈당한 뒤 국내로 추방된 것으로 드러났다.

추방자들의 대학 졸업장을 위조, 국내 학원 취직을 알선한 브로커 김 씨 역시 미국 교포 출신이자 추방자로 부인 김모(39) 씨와 함께 무등록 직업소개소를 차린 뒤 2003년 7월부터 최근까지 소개 사례금으로 3억 원가량을 벌어들였다.

브로커 김 씨는 또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성동구 성수동의 중학교 두 곳에서 직접 '방과 후 학교' 강사로도 활동했으며 서울 지역 구청 2곳에서도 주민을 대상으로 한 영어 강사로 일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을 고용한 대다수의 학원, 중학교, 구청들은 이들의 서류와 자격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고 한 학원은 이번에 검거된 강사 한모(33) 씨를 '우수강사'로 선정해 광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금까지 브로커 김 씨가 관리해 온 80여 명이 무자격 강사인지 조사하고 있다"며 "최근 영어강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무자격 영어 강사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 확인된 만큼 외국인 강사에 대한 수사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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