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간의 봉사활동…60대 할머니 훈장

  • 입력 2006년 10월 1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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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자원봉사의 길을 걸어온 60대 할머니가 훈장을 받는다.

화제의 주인공은 2일 제10회 노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 박말름(68·부산 서구 남부민동) 씨.

1988년 이후 적십자 봉사활동 1만5000 시간, 지난해 6월부터 매일 200여 명씩 총 2만3000명의 노인에게 무료 점심식사 제공, 2002년 2월부터 거동이 불편한 관내 노인 6명에게 목욕봉사 월 2회 이상씩 총 60회, 부산 구포열차사고와 태풍 매미 피해 때 재해이재민구호활동 등 그의 봉사활동 이력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첫 아이가 태어난 1970년 당시 30대 초반의 박 씨는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사는 이웃을 도우면서 봉사와 인연을 맺었다. 봉사활동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빈 맥주병이나 고물을 주워 팔기도 했다.

그는 "그 시절 부산 남부민동에는 6·25 전쟁 때 피난 왔던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아 가족이나 친척이 없는 힘든 사람들이 많았다"며 "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 말동무 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오해도 숱하게 받았다. 아침마다 봉사활동을 나가면 주위 사람들이 "춤바람이 나 춤추러 간다"거나 "일수놀이를 하는 여자"라고 험담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누가 뭐라던 그의 선행은 지금까지 이어졌고, 지난달에는 자원봉사 동료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고 노인들에게 밥을 차려 드릴 수 있는 조그만 급식소를 하나 마련했다.

"제대로 신경을 못 썼지만 잘 자라준 5명의 자식과 뒤에서 묵묵히 도와준 남편에게 감사하다"는 박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80~90살까지도 이 급식소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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