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갈라지는 8·15…100m사이 마주선 도심집회

  • 입력 2006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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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전권 환수 저지” 14일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종묘공원에서 광복절 기념집회를 연 반핵반김국민협의회 회원 4000여 명이 집회를 마친 뒤 세종로 사거리 교보생명 빌딩 앞까지 3개 차로를 점거하며 거리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집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는 한편 정부에 한미동맹 강화를 촉구했다. 이훈구 기자
“전시작전권 환수 저지” 14일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종묘공원에서 광복절 기념집회를 연 반핵반김국민협의회 회원 4000여 명이 집회를 마친 뒤 세종로 사거리 교보생명 빌딩 앞까지 3개 차로를 점거하며 거리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집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는 한편 정부에 한미동맹 강화를 촉구했다. 이훈구 기자
“전시작전권 조기 환수”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소속 학생 2000여 명이 14일 서울 연세대에서 전국대학생 시국대회를 연 뒤 세종로 KT 빌딩까지 행진하고 있다. 전날 저녁부터 연세대 노천극장 등에 모여 ‘통일문화한마당’ 등의 행사를 벌인 이들은 거리 행진을 하며 “주한미군 철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재명 기자
“전시작전권 조기 환수”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소속 학생 2000여 명이 14일 서울 연세대에서 전국대학생 시국대회를 연 뒤 세종로 KT 빌딩까지 행진하고 있다. 전날 저녁부터 연세대 노천극장 등에 모여 ‘통일문화한마당’ 등의 행사를 벌인 이들은 거리 행진을 하며 “주한미군 철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재명 기자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도심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놓고 주장이 대립되는 단체들의 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각각 ‘한미동맹 강화’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해 극명한 견해차를 드러냈다.

양측의 집회 장소가 가까워 우려됐던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반핵반김국민협의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북핵 미사일 도발 규탄·한미동맹 강화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국민행동본부, 대한민국재향경우회 소속 회원 등 이 집회에 참가한 4000여 명(경찰 추산)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획책 저지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앞세우고 “‘자주’라는 허황된 구호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시도하는 노무현 대통령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도 이 집회에 참석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친미와 반미를 나누는 편 가르기 정책”이라며 “노무현 정권이 자주국방이라는 말로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후 3시 반경 종묘공원을 출발해 3개 차로를 점거하며 종로구 세종로 사거리 교보생명 빌딩까지 행진한 뒤 만세 삼창을 외치고 자진 해산했다. 이들은 이동할 때 북한 인공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6·15남북공동선언 실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통일연대(통일연대)’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소속 학생 등 2000여 명(경찰 추산)은 이날 오후 세종로 KT 빌딩 앞에서 ‘반미 반전 평화수호 결의대회’를 열었다.

오후 1시 10분경 연세대를 출발해 2개 차로를 점거하며 집회 장소까지 이동한 이들은 ‘주한미군 철수’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의 구호를 외치며 “수구세력은 한미동맹 강화를 명분으로 남북 간 대립을 조장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후 5시경 주한 미국대사관을 둘러싸는 ‘인간 띠 잇기’를 시도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무산되자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 대학생 축전’이 열리고 있는 연세대로 이동했다.

이에 앞서 한총련 소속 학생 400여 명은 서울 강서구 염창동 한나라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남북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당초 두 집회 장소가 100여 m 떨어진 세종로 교보생명 빌딩과 KT 빌딩으로 정해져 양측의 충돌이 우려됐으나 이 일대에 배치된 44개 중대, 4400여 명의 전·의경이 양측의 접근을 막아 충돌이 발생하진 않았다. 이날 경찰은 시설 경비와 집회 관리를 위해 서울시내에 90개 중대, 9000여 명의 경찰력을 배치했다.

광복절인 15일에도 집회가 열린다. 라이트코리아,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여성모임’ 등 150여 개 단체로 구성된 ‘범보수연합’은 15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광복 61주년 및 건국 58주년 기념 8·15 국민대회’를 개최한다.

이에 맞서 통일연대는 오후 2시부터 세종로 사거리 일대에서 ‘8·15 자주평화 범국민대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연세대 측의 행사 불허 방침에도 불구하고 13일 8·15 대학생 축전을 강행한 통일연대와 한총련은 14일에도 이 행사를 계속했다.

이날 연세대는 시위대가 모여 있는 학내 시설에 대해 단전 조치를 취했고 경찰은 “연세대 측이 한총련과 통일연대를 고발하면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이 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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