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의 반격?…단국대도 운동권중심 “회장 물러나라”

  • 입력 2006년 6월 14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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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동권 총학생회의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연쇄 탈퇴에 대해 운동권 학생들의 반격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대 황라열 총학생회장이 13일 경력 허위 기재 등의 이유로 운동권 단과대에 의해 탄핵된 데 이어 단국대 7개 단과대 학생회가 캠퍼스 이전을 수용한 배성수(24·컴퓨터과학과) 총학생회장에게 사퇴를 권고하기로 했다.

전체 11개 단과대 학생회 중 7개가 참여한 ‘단국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13일 “현재 학생 2500여 명에게서 단국대 총학생회에 대한 사퇴 서명을 받았으며 14일 정식 기자회견을 통해 배 씨의 사퇴를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국대 비대위가 제시한 ‘사퇴 권고’의 표면적인 이유는 총학의 무책임한 공약 불이행이다. 현 총학이 ‘단국대 서울캠퍼스의 경기 용인시 수지캠퍼스 이전 백지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이후 학생들의 뜻을 거스르고 학교가 주장한 캠퍼스 이전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전체 학생의 과반인 5000명에게서 ‘총학생회장 사퇴 권고’ 서명을 받은 뒤 현 총학생회를 무력화시키고 ‘비대위’가 총학생회 기능을 담당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 회장은 “공약을 어긴 것은 맞지만 ‘이전 백지화’가 법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며 “운동권 학생회가 10년 넘게 ‘이전 반대’만 외쳤지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내가 비운동권 출신 회장이다 보니 운동권 출신의 단과대 학생회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해 아쉽다”며 “서울대 총학생회장 탄핵 사태도 운동권의 비운동권 죽이기라는 시각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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