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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월 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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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대(對)이라크 석유-식량(Oil-for-Food)계획과 관련해 이라크에서 수백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수배 중이던 박 씨는 6일 휴스턴에서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에게 체포됐다.
석유-식량계획은 유엔의 경제 제재를 받던 이라크가 인도적 물자 구입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충당할 수 있도록 유엔의 관리 아래 예외적인 석유 수출을 허용한 조치. 그 과정에서 부정부패가 많았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지면서 박 씨를 비롯해 11명이 미 사법당국에 의해 기소됐다.
박 씨는 이라크 편에 서서 유엔의 석유-식량계획 입안을 위해 활동하면서 최소한 20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미 수사기관에 의해 파악됐다. 박 씨는 9일 휴스턴 연방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그는 뇌물수수와 함께 돈세탁, 그리고 로비스트로 정식 등록하지 않은 채 로비 활동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미 검찰수사와는 별도로 유엔 석유-식량계획 조사위원회도 지난해 9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박 씨가 유엔과 이라크 간 막후 협상 채널로 활동하면서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뇌물 100만 달러를 전달하려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부트로스갈리 전 총장은 이를 부인했다.
당시 조사위는 박 씨에 대해 “부트로스갈리 전 총장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측근인 모리스 스트롱 전 유엔 대북특사를 통해 이라크 문제와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박 씨가 휴스턴이 아닌 멕시코에서 검거됐다고 박 씨의 한 측근이 7일 말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박 씨는 지난해 4월 미 검찰에 의해 수배된 뒤 한국으로 피신해 있다가 최근에는 파나마 운하 확장 계획과 관련해 파나마를 왕래했었다”며 “이번에도 파나마 방문을 위해 멕시코에 체류하던 중 검거돼 휴스턴으로 이송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 박동선씨는 누구
박정희 정권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며 미국 의원들을 상대로 로비 활동을 벌이다 워싱턴 정가를 발칵 뒤집어놓은 이른바 ‘코리아 게이트’의 주인공. 1976년 워싱턴포스트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무려 115명의 상하원 의원이 청문회에 불려나갔다. 그는 부트로스갈리 전 총장과도 과거 식사를 자주 함께할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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