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警 ‘강기훈 유서대필’ 진위 공방

입력 2005-12-17 03:01수정 2009-09-3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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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가 ‘강기훈(姜基勳) 유서대필 사건’에 대해 유서는 강 씨가 대필하지 않고 자살한 김기설(金基卨) 씨가 작성했다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으나 검찰이 이를 부인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유서대필 사건은 1991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인 김 씨가 서강대 옥상에서 유서 2장을 남기고 분신자살하자 검찰이 당시 전민련 총무부장 강 씨가 김 씨의 유서를 대필했다는 이유로 자살방조혐의로 구속한 사건. 대법원은 이듬해 강 씨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에 자격정지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진상규명위 이종수(李鍾受·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위원장은 16일 서울 경찰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서가 강 씨의 것이라는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필적 감정은 객관적이고 공정하지 않았다는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김 씨의 고향 친구와 중학교 동창들이 유서가 김 씨의 자필이라고 진술했고 △당시 감정을 의뢰했던 검사와 필적 감정을 맡은 국과수 직원이 ‘어떤 감정 결과를 원하느냐’고 전화통화를 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위원회는 또 김 씨가 분신한 뒤 서울중앙지검 직원이 작성한 조서에 ‘피의자 강기훈에 대한 자살방조 피의사건에 대하여’라고 적혀 있어 검찰이 사건 초기부터 강 씨를 피의자로, 죄명을 자살방조죄로 정해 놓고 수사를 무리하게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위원회는 “검찰이 자료 제출을 거부해 유서 원본에 대한 필적 감정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경찰의 과거사 진상규명위가 수사기록이나 재판기록을 열람하지 못한 상황에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 가능성을 지적한 것은 믿을 만한 결과 발표도 아닐뿐더러 사실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진상규명위는 또 1985년 치안본부 대공수사단장의 지시로 당시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의장인 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부 장관을 고문했다는 2명의 진술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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