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안동 메밀꽃단지 흐드러지게 피었건만…

  • 입력 2005년 9월 22일 0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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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역에서 유일하게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조성된 안동의 메밀꽃단지를 찾는 관광객들이 적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 6월 농림부가 추진하는 ‘경관보전 직접 지불제’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안동시 북후면 신전리 학가산마을에 국비 등을 들여 지난달까지 7만8000평에 메밀꽃단지가 조성됐다.

경관보전 직접 지불제는 농촌 지역의 경관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메밀꽃 등 비소득용 작물을 집단적으로 심고 주민들이 이 작물을 활용해 메밀묵과 메밀국수 등 음식을 가공 판매해 소득을 올리도록 하는 제도.

이 단지는 메밀꽃 만개시기(20∼30일)임에도 불구하고 단체 관광객은 전혀 없고 학가산 등산객 등이 승용차를 몰고 이따금 찾아와 사진만 찍고 음식 등을 먹지 않고 떠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메밀꽃단지 주변 농민들은 “안동시가 별도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해 단체 관광객 등을 많이 유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신전1리 임노설(林魯卨·65) 이장은 “추석연휴에 하루 30∼40명의 관광객이 찾는 정도였다”면서 “단체 예약이 있어야 식당 등지에서 메밀묵 등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내 최초로 메밀꽃 단지를 조성했으면 메밀 가공공장을 만들고 체험프로그램 등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곳은 교통이 불편한 데다 메밀꽃단지 중간 중간에 과수원 3, 4곳이 있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당초 지적도를 보고 시범사업 대상지로 신청했으나 현장을 확인한 결과 메밀꽃단지 조성지구 내에 과수원들이 있었다”면서 “홍보를 강화하고 관광객 유치를 위해 원두막 등을 만들고 체험프로그램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범사업에는 학가산마을을 비롯해 이효석(李孝石·1907∼1942) 선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인 강원 평창군 봉평면 창동리 일대 등 전국에서 8곳이 메밀꽃 또는 코스모스단지로 선정됐다.

경북지역에서는 메밀꽃이나 코스모스 등 하계작물 단지를 신청한 곳은 안동시 뿐이었다.

경북도 박기동(朴淇東·49) 농외소득팀장은 “이번 시범사업은 2007년까지 3년간 시행되는데 국비가 70% 지원된다”며 “당초 안동시와 주민들이 강력히 희망해 메밀꽃단지가 조성된 만큼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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