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산하기관장 연봉 부처 ‘파워’ 따라 고무줄

  • 입력 2005년 9월 2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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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산하기관장들의 연봉이 경영 실적과는 별 상관없이 소관 부처의 힘이나 관행 등에 의해 결정돼 기관장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윤원호(尹元昊) 의원이 21일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정산법)의 적용을 받는 83개 정부 산하기관 기관장의 2004년 연봉 자료를 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83개 정부 산하기관 기관장의 지난해 연봉은 최고 4억2200만 원(신용보증기금)에서 최저 6300만 원(부산교통공단)까지 분포돼 있어 최대 7배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평균 연봉은 1억1915만 원이었다.

특히 ‘힘 있는 부처’로 손꼽히는 재정경제부 산하 5개 기관 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2억7273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또 건설교통부(1억4038만 원) 농림부(1억2614만 원) 정보통신부(1억1874만 원) 교육인적자원부(1억1360만 원) 산하기관장의 연봉도 비교적 많았다.

반면 국가보훈처(8834만 원) 노동부(7933만 원) 산하기관장의 연봉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규정상 ‘정부 산하기관장의 연봉은 해당 부처장과의 협의를 거쳐 지급한다’고 돼 있다보니 경영 실적보다는 소관 부처장의 재량에 따라 주먹구구로 결정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성과급제가 실시돼야 혈세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윤 의원은 “기획예산처가 지난해 시행된 정산법에 따라 정부 산하기관들을 상대로 경영 실적 평가를 실시했지만 올해 기관별 연봉 산정에 그 결과를 반영하지 않고 2004년도 연봉 기준을 그대로 적용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경우 15개 연기금운용기관 중에서 경영 실적 2위로 평가된 한국산업안전공단 이사장은 8478만 원을 받았지만 11위였던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3억7300만 원을 받았다. 기술신보 이사장의 연봉은 전체 83개 기관 이사장 중 2위에 해당한다.

또 12개 문화·국민생활기관 중에서도 2위의 평가를 받은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이사장의 연봉은 6771만 원으로 최하위권에 속했다.

그러나 이 분야 기관 중 9위의 평가를 받은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은 1억1500만 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예산처 관계자는 “경영 실적 평가는 인센티브제를 위한 것으로 연봉 책정을 위한 용도는 아니다”며 “산하기관별로 고유의 특성이 있기 때문에 기관장 연봉 책정은 부처별 판단을 존중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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