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thshine…韓-英 인공위성 ‘어스샤인’ 2008년 발사

  • 입력 2005년 4월 14일 18시 07분


코멘트
지구의 기온과 기후 변화는 지구에 들어오는 태양빛의 양에 따라 결정된다. 어스샤인은 지구의 장기적 기후 변화에 기여하는 태양 활동과 이에 대한 지구의 반응을 연구할 계획이다. 사진 제공 미국 빅베어 태양천문대
지구의 기온과 기후 변화는 지구에 들어오는 태양빛의 양에 따라 결정된다. 어스샤인은 지구의 장기적 기후 변화에 기여하는 태양 활동과 이에 대한 지구의 반응을 연구할 계획이다. 사진 제공 미국 빅베어 태양천문대
올해 2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여 지구 온난화를 막자는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면서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구가 과거보다 더워지는 온난화 현상은 지금까지 지구에서 측정한 자료를 바탕으로 추정돼 왔다.

최근에는 우주에서 온난화의 정체를 밝힐 인공위성이 한국과 영국의 과학자들에 의해 공동 개발되고 있다. ‘어스샤인(Earthshine)’이란 이름의 이 위성은 2008년경 발사된다.

○인간활동과 온난화 관계 측정가능

지구의 기온은 지구에 들어오는 태양빛의 양과 관련된다. 태양빛은 지구에 모두 흡수되지 않고 일부가 반사된다. 반사율이 작을수록 지구 온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김석환 교수는 “어스샤인은 우주공간에서 처음으로 지구의 총체적 반사율을 정밀 측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구와 태양을 번갈아 관측해 지구 반사율을 정밀 측정하는 인공위성 ‘어스샤인’의 상상도. 사진 제공 영국 러더퍼드 애플턴 연구소

어스샤인은 지구에서 150만km 떨어진 위치에서 수분마다 한 번씩 회전하면서 태양과 지구를 번갈아 관측해 태양에서 나온 빛이 지구에 얼마나 반사되는지를 파악한다.

이 측정값은 인간 활동이 지구 온난화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밝히는 데 도움을 준다. 지구 기후 변화를 연구할 때 지구 반사율을 주요 변수로 삼고 인간의 활동은 거의 포함되지 않은 수치모델이 사용된다.

김 교수는 “이전까지는 지상에서 측정한 반사율을 바탕으로 모델의 예측값과 실제 대기의 변화를 비교해 인간의 영향을 대강 추정했다”며 “우주에서 반사율을 정밀 측정한다면 모델이 정교해져 인간의 영향을 좀더 정확히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스샤인은 태양 에너지의 변화도 관측해 온난화의 ‘책임 소재’도 명확히 할 예정이다. 태양은 늘 똑같은 양의 에너지를 내놓지 않는다. 17세기 유럽의 기온이 이례적으로 낮은 시기가 있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 원인을 태양이 평소보다 적은 에너지를 방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반대로 태양이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면 지구 기온이 올라간다는 것.

영국 러더퍼드 애플턴 연구소의 마이클 로크우드 교수는 “어스샤인은 지구 온난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태양 활동인지, 인간 활동인지 밝혀낼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선이 구름 만든다?

인공위성 ‘어스샤인’은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인 우주선을 측정하는 장비도 장착해 우주선이 지구 대기에 들어와 구름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일부의 주장을 검증할 계획이다.

태양계 밖에서 오는 고에너지 우주선은 태양 활동이 강할 때는 태양 자기장에 의해 막혀서 지구에 도달하지 못한다. 하지만 태양 활동이 약할 때는 지구에 들어와 대기 입자와 반응해 전기를 띤 입자를 만든다. 이들 주변에 물방울이 모여 커지면 구름이 된다.

지구에서 수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온 우주선이 구름의 씨앗을 뿌리는 셈.

실제로 2002년 독일 막스플랑크 핵물리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우주선에 의해 생긴 전기 띤 입자를 지구 대기에서 발견해 ‘지오피지컬 리서치 레터스’에 발표하기도 했다.

○우주기술협력의 결정판

어스샤인 프로젝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세대, 영국 러더퍼드 애플턴 연구소, 유럽 다국적 우주항공기업 EADS아스트리움 등이 함께 진행하고 있다.

연세대 김석환 교수팀은 지구 반사율을 측정할 광학 탑재체, 항우연은 위성 본체를 개발하는 데 참여할 예정이다. 어스샤인 프로젝트는 한영 과학기술부 장관의 합의를 바탕으로 2003년부터 시작된 한영 우주기술협력 워크숍에서 논의되고 있는 핵심과제이다. 11∼13일 항우연에서 열린 제4차 워크숍에서도 주요과제로 다뤄졌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