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온 '가야산 도깨비불'

  • 입력 2005년 4월 5일 14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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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에도 '가야산 도깨비 불' 망령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5일 난 불을 포함해 가야산에서 발생난 산불은 1992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100여건. 이 가운데 42건은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도깨비 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불은 대부분 2월 말에 시작돼 3, 4월에 집중되고 있으며 산 중턱에서 한밤중에 발생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산불감시단을 조직해 매복 감시 등을 펼쳐오고 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정신이상자의 소행이라거나 심지어 인근 교육기관 입주로 인한 지기(地氣) 손상 때문이라는 해괴한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

주민들은 "봄이 되면 언제 불길이 집을 덮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다"고 호소한다.

서산시는 지난해 6월 '가야산 산불대책회의'에서 24시간 감시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해 그해 9월 인근 산에 망원렌즈를 장착한 무인감시카메라를 설치하는 한편 신고포상금 1000만 원을 내걸었다. 또 가야산 전담 감시인력 17명을 운영하고 소방차 2대를 가야산 인근에 고정 배치했다. 경찰도 가야산 주변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서산시 관계자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산불의 경우 방화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커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며 "가야산 인근 도비산과 팔봉산에도 산불감시용 무인 감시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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